[THE INFLUENCER] 한국사 강사 전한길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

박성기 2023. 5.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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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20대에 대구서 스타강사 됐지만
사업실패로 신불자… 재기 경험 전수
명언 짜깁기한 영상들 큰 인기 끌어

인생을 가르치는 한국사 강사 전한길

"시험 또 떨어졌다고 친구가 무시하고 연인이 떠나가도 술병 집어던지고 싸우지 마. 복수하는 방법은 이 꽉 깨물고 합격하는 거야. 악을 악으로 갚는 게 아니라 선으로 악을 이기는 거야. 그게 멋진 복수야."

"주변 사람들 너무 믿지 마. 인간은 원래 배신하는 존재야. 이제 이걸 알았으니 상처받지 않게 미리 대비를 하면 돼.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배신당하지 않도록, 배신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되는 거야."

"자기 앞만 보고 가면 되지 뭐 이렇게 남의 일들에 관심이 많아? 실패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오지랖이 넓다는 거야. 제발 남한테 관심 두지 말고 앞만 보고 가자."

유튜브 영상 속 그가 입을 열 때마다 보석 같은 명언들이 쏟아진다. 때론 거칠고 쓰디쓴 잔소리들을 늘어놓지만, 사람들은 그가 말 한마디 한마디에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열광한다. 인터넷에 이름을 검색하면 '레전드 동기부여 명언록', '레전드 쓴소리 모음'이 연관 검색어로 뜨는 이 사람, 바로 공무원 시험계의 1타 강사 전한길(사진)이다.

그의 유튜브 채널 '꽃보다전한길'이 화제다. 국내 한국사 대표 강사로 손꼽히는 그의 채널에서는 놀랍게도 한국사 강의는 전혀 들을 수 없다. 강의 중 샛길로 빠져 늘어놓는 '인생썰', '공부 쓴소리' 등 각종 사담을 5분 내외로 편집한 영상들이 주를 이룬다. 그의 열렬한 '덕후'를 자처하는 익명의 팬이 개설해 운영하는 이 채널은 현재 '전한길의 공식 유튜브 채널'로 공공연히 인정받으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랭킹(IMR) 자료에 따르면, 2020년 9월 문을 연 채널 '꽃보다전한길'은 1년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이후 인기에 더욱 가속도가 붙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고, 지난해 7월에는 20만 명의 고지마저 넘어섰다. 현재 보유한 구독자 수는 29만 명, 330여 개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1억 2000만 회에 이른다. 채널의 대표 영상 '푸틴 봐라', '남침? 북침? 3초 만에 이해하기', '노량진은 대체 어떤 곳일까?', '한길쌤의 분노 5단계' 등은 최고 690만 회에 달하는 높은 조회 수를 올리고 있다. 채널 '꽃보다전한길'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이영미 박사(현 보이스오브유 선임연구원)는 "무조건적인 위로나 응원을 담은 '순한 맛 잔소리' 대신 현실적 조언으로 가득한 '매운맛 잔소리'를 통해 확실한 동기부여를 해준다는 점"을 가장 큰 인기 요소로 꼽는다.

실제로 그는 '뼈 때리는' 따끔한 말들로 그 누구보다 효과적이고 강력하게 20만 공시생들의 동기부여를 돕는다. 억센 경상도 사투리에 걸쭉한 욕을 더 해 "하루에 10시간도 공부 못하겠는 XX들은 그냥 때려쳐", "이렇게 대가리 빈 소리 할 거면 14급, 15급 공무원이나 해"라며 꾸짖기 일쑤인 그의 영상들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이 나태해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시험에 합격해 공무원이 된 이들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즐겨 본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의 '쓴소리'들은 공시생들에게만 유효한 것은 아니다. 공무원과는 거리가 먼 전공을 가진 대학생부터 평범한 전업주부, 6년 차 회사원, 40대 자영업자까지. 세대와 나이, 성별, 직업을 불문한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갈 힘과 용기를 얻기 위해 그의 채널을 찾는다. 이들은 "공시생이 아닌데도 마음이 어지러울 때 이 영상을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시 정신을 바짝 부여잡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한 걸음 나아가보려 한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삶의 원동력을 되찾아준 그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자극적인 쓴소리로만 일관하지 않고 굴곡진 인생을 살아본 50대 '인생 선배'로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삶의 지혜를 아낌없이 나눈다는 점도 인기 비결로 꼽힌다. 가난한 소작농의 아들로 태어나 20대에 이미 대구 지역을 주름잡는 유명 학원 강사가 됐지만 이후 도전한 사업이 연달아 실패하며 순식간에 신용 불량자로 전락했던 그. 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대구를 넘어 대한민국의 1타 강사가 된 그는 자신의 녹록지 않았던 인생 경험에서 우러난 자신만의 '인생살이 꿀팁'을 모든 이들에게 공유한다. 이런 그에게 구독자들은 "내 나이 21살에 선생님을 만난 건 행운이다. 가치관, 도덕관, 인생관이 모두 변했다", "이런 귀중한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 있다니. 큰 감동이다", "선생님 말씀은 정말 인생의 등대"와 같은 댓글을 남기며 큰 공감과 지지를 보내고 있다.

언뜻 보기엔 거칠고 투박해 보이지만 사실상 애정 가득한 조언과 충고를 전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는 전한길. 그가 항상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세지 "힘내라! 행복해지자!"가 앞으로 또 어떤 '레전드' 명언들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으로 전달될지, 앞으로 그가 채워나갈 명언록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성기기자 watney.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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