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메딕스·나이백 `버거운 CB 조기상환`

강민성 2023. 5.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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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CB(전환사채) 조기상환 급증으로 자금난을 호소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CB 발행 이후 만기전 조기상환이 들어온 기업은 15곳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휴메딕스, 코아스템컴온, 나이백, 우진비앤지, 이노테라피, 엔지켐생명과학도 올해 투자자들이 전환사채 조기 상환을 줄줄이 청구해 모아둔 자기 자금으로 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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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상환요구 크게 늘어
에스디생명공학, 회생절차 돌입
<사진: 연합뉴스>

고금리와 CB(전환사채) 조기상환 급증으로 자금난을 호소하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2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올해는 엔데믹 전환과 성과 부재 등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돈을 빼려는 채권자들이 늘어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CB 발행 이후 만기전 조기상환이 들어온 기업은 15곳이다. 주가하락으로 만기 이전에 상환청구를 하거나, 신약개발 등 실질적인 성과가 부재해 바이오산업에 등을 돌리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라는 분석이다.

항체치료제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바이넥스는 2020년 제로금리로 380억원의 CB와 교환사채(120억원)를 발행해 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지만 채권자의 요청으로 올 1월 만기 전 상환이 이뤄졌다. 또 올 2월에는 아이큐어, 유틸렉스, 엔지켐생명과학, 휴온스, 셀루메드 등이 투자자의 요청으로 만기전 CB에 대한 상환을 했다. 면역항암제 개발업체 유틸렉스는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서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하고 있다. 유틸렉스도 지난 2020년 제로금리로 290억원의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3차례에 걸쳐 조기상환이 이뤄졌다.

휴온스도 지난 2020년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 제로금리 조달에 성공해 R&D센터 증설 등 운영자금에 사용했지만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청구로 올 2월과 이달까지 총 232억원을 상환했다. 이로 인해 주가도 하락해 주주들의 반발도 컸다.

휴온스처럼 CB 발행으로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을 해온 기업들이 많은데, 풋옵션 행사 등 예기치 못한 변수로 어려움을 겪는 곳들이 늘고 있다. 특히 자금력이 약한 바이오벤처들은 투자자들의 조기회수로 유동성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제로금리로 전환사채를 발행하면 이후에 갚더라도 원금만 상환하면 돼 기업들이 선호했지만, 이제 주식시장에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곳이 많아졌다.

코스닥 상장사인 휴메딕스, 코아스템컴온, 나이백, 우진비앤지, 이노테라피, 엔지켐생명과학도 올해 투자자들이 전환사채 조기 상환을 줄줄이 청구해 모아둔 자기 자금으로 갚고 있다. 일부 기업은 전환사채를 조기 상환하지 못해 청산절차에 돌입하기도 했다. 에스디생명공학은 지난해 CB 조기상환 청구가 들어왔는데, 지난 3월과 이달 각각 132억원과 35억원을 갚지 못해 최근 회생절차를 개시했다. 뉴지랩파마도 지난달 전환사채 원리금 351억원 가량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뉴지랩파마는 올해 관리종목 지정기업이 됐다.

일부 제약기업은 고금리 속에서도 CB를 제로금리로 발행해 자금조달에 성공했지만 자금의 대부분을 채무를 상환하는데 썼다. 유유제약은 이달 제로금리로 245억원의 CB를 발행했는데, 178억원은 2021년에 발행한 30회 전환사채를 매입하기로 했다. 제약바이오 업계는 과거 CB로 채무를 돌려막기가 가능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이마저도 어려운 실정이다. 또 CB 발행이 안될 경우 유상증자를 택했지만, 유상증자도 흥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업계의 심각성을 반영해 정부도 바이오기업의 자금애로 현황을 수집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업종별로 자금공급이 시급한 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애로 현황을 조사하고 있는데, 바이오기업도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소 대표는 "최근 3고의 어려움으로 자금조달이 막히고, IPO(기업공개)도 어려워지면서 전환사채 회수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면서 "제약바이오 산업이 현재 저평가됐고 6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동성이 다소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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