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美 최악의 경제 위기를 이겨낸 ‘인플레이션 파이터’의 기록

박용선 기자 2023. 5.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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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볼커 전 연준 의장. 사진 블룸버그

KEEPING AT IT
미스터 체어맨: 폴 볼커 회고록
폴 볼커, 크리스틴 하퍼│남민호 옮김│2만8000원│432쪽│5월 9일 발행


“Keeping at it(긴축을 계속할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급격히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이 여러 차례 인용한 폴 볼커 전 연준 의장의 회고록 제목이다. 금융 및 경제정책 분야 필독서로 통하는 볼커 회고록이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볼커 전 연준 의장은 1970~80년대 미국을 괴롭힌 인플레이션을 진화해 ‘인플레이션 학살자’란 평가를 받는다. 파월의 언급이 보여주듯 볼커는 지금도 경제정책 분야에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전쟁

1970년대 후반 잇따른 석유파동과 달러 약세로 인한 최악의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 침체를 동반한 물가 상승)이 미국을 휩쓸었다. 볼커가 연준 의장에 취임한 것이 바로 이 시점, 1979년이었다. 그는 1979년 10월 6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11.5%에서 15.5%로 4.0%포인트나 올리는 조치를 단행했다. 당시 언론은 이를 ‘토요일 밤의 학살’이라 불렀다. 물가 상승률은 연간 15% 이상이었고, 긴축을 미룰 여유가 없었다. 금리 조정으로는 부족했던 나머지 그는 통화 공급 또한 억제하기 시작했고, 시중 금리가 21.5%라는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금융 역사에서 금리가 그렇게 높았던 적은 없었다.

긴축정책을 쓰면 경기 침체가 심해져 대중이 반발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당시 불만을 가진 농부들은 연준 빌딩으로 몰려와 트랙터로 에워싸며 시위했다. 무장한 남성이 연준 건물에 난입해 이사들을 인질로 삼으려 한 일까지 벌어졌다. 이후 볼커는 권총을 몸에 지니고 다녔고, ‘권총을 품고 다니면서까지 고물가 정책을 펼친 의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회고록 제목처럼 굴하지 않고 끝까지 계속해 나갔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나고 1982년 여름, 물가 상승률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미국의 경기는 회복돼 1990년대에 120개월 연속 경기 확장이라는 미국 경제 역사상 최장기간의 호황기를 맞았다. 볼커의 승리였다.

볼커의 투쟁은 연준에 규칙 하나를 만들어 냈다. 중앙은행의 신뢰성은 한 번 잃어버리면 되찾기 힘들다는 것. 강경한 전략을 철회하면 신뢰성을 잃어버리고, 이는 더 큰 부정적 결과를 부른다. 볼커는 당시의 상황을 돛대에 묶여버린 거나 마찬가지였다고 비유한다. 금리를 어디까지 올려야 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그것만이 방법이었고 그는 그 방법을 끝까지 고수해 낸 것이다.

이 책은 볼커가 지난 세기 중후반 세계경제가 요동치던 현장 속에서 직접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상세하게 서술한다. 그는 공직자들의 권한보다 책임을 중시하며, 물가 안정이라는 경제 기관의 중차대한 임무를 강조하고, 어떻게 하면 국민의 삶을 이롭게 할 ‘유능한 정부’가 가능할지 묻는다. 근시안적인 욕망 때문에 파멸로 치닫지 않도록 ‘건전한 금융’을 바로 세우는 것 또한 볼커의 주된 관심사였다.

볼커는 또한 정책은 실패할 수 있지만, 실패가 지속되도록 용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를 위해 행정을 효율화하고 유능한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래서 볼커는 권한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도 될 것 같은 자리에 책임이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쓴다. 공직자로서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하는 것은 권한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후생을 증진하는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본질에 집중하는 힘
빼기의 기술
라이디 클로츠│이경식 옮김│청림출판│1만8000원│352쪽│5월 10일 발행


‘왜 인간은 끊임없이 더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답과 ‘빼기’라는 도구를 활용해 더 나은 변화를 만드는 방법을 다양한 관점에서 설명한 책이다. 미 버지니아대에서 공학·건축학·경영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무질서한 데이터가 넘치는 과부하의 시대, 소음을 빼야 비로소 의미 있는 신호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문제해결의 효율을 결정하는 ‘빼기의 기술’을 익혀보자.

반도체 전쟁은 국가대항전
한국 반도체 슈퍼 을 전략
전병서│경향BP│2만3000원│356쪽│5월 10일 발행


반도체는 미·중 기술 전쟁의 핵심 분야다. 반도체·정보기술(IT) 애널리스트 출신인 저자는 미·중이 탐하는 첨단 반도체 기술 쟁탈전 속에서 한국은 대체 불가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메모리 제패에 목숨을 걸고, 파운드리는 삼성이 아닌 KSMC(Kore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를 만들어 국가적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패의 역설이 완성한 중국의 대호황 시대
부패한 중국은 왜 성장하는가
위엔위엔 앙│양영빈 옮김│한겨레출판│2만원│372쪽│4월 20일 발행


일반적으로 부패는 경제성장을 저해한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만연한 부패에도 불구하고 초고속 성장을 이뤘다. 더욱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패 척결 노력은 오히려 중국의 성장률 둔화의 원인이 됐다는 평가다. 저자는 중국의 부패는 성장을 위한 스테로이드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부패가 무조건 나쁘다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원자에서 인간까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바다출판│1만7800원│404쪽│5월 26일 발행


“우리는 우주의 일부가 되어 영원불멸한다.” 물리학의 경계를 뛰어넘어 원자에서 인간까지 세상 모든 존재를 다뤘다. 기본 입자와 원자에서 시작해 존재의 층위들을 하나하나씩 밟아가며, 물질과 생명 나아가 우주와 인간이 어떻게 서로 연결돼 있는지를 조명했다. 저자는 경희대 물리학과 교수로 tvN 프로그램 ‘알쓸인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 멤버로 활동했다.

신중년 10인 인제의 관계인구가 되다
인제에서 살아보기
서울시 50플러스재단 도심권사업팀·패스파인더│퍼블리터│1만7000원│260쪽│4월 3일 발행


강원도 인제는 인구밀도는 전국에서 가장 낮지만, 귀촌 후 자연을 지키는 사람, 전공을 살려 공방을 운영하는 사람, 문학과 예술 종사자 등 다양한 일을 하는 이들과 커뮤니티 기관들이 있다. 신중년 10인이 인제의 자연과 문화는 물론 2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인제의 가장 멋진 자원인 사람 간의 만남을 기록했다. 남원, 강릉에 이어 세 번째 지역 살기 가이드 북이다.

조직의 리얼 디지털 전환
의장의 생각: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가이드
(Thoughts from the Big Chair: A Leader’s Guide to Digital Transformation)
러셀 하워드│포브스출판│24.99달러│222쪽│4월 4일 발행


기업의 디지털 혁신 가이드. 저자는 기업들이 인공지능(AI), SaaS(Software as a Service·서비스형 소프트웨어) 등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디지털 혁신을 경험하고 있지만, 고위 임원과 경영진 등 주요 의사 결정자들은 이러한 기술과 작동 방식 그리고 잠재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방법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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