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 Now] "도둑이 너무 많아" 문 닫는 美가게들
걸려도 직원 때리고 도망쳐
월마트 등 대기업조차 폐업
지난해 뉴욕 절도건수 44%↑
市, 범죄와의 전쟁 선포에도
총기 소지 막을길 없어 막막
"월마트가 지난달 시카고 소재 매장 4곳을 영구히 폐점한다고 발표했어요. 공식 발표문에선 폐점 이유를 저조한 실적 때문이라고 했죠. 그러나 진짜 이유는 그게 다가 아니에요."
국내 대표 전자업체 미국법인의 한 간부는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기자가 그럼 도대체 어떤 다른 이유가 있냐고 물어보자 그는 한마디로 '절도'라고 답했다. 실적도 실적이지만 일부 매장의 경우 절도가 너무 많아 도저히 영업을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는 설명이었다.
절도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됐다. 우선 물건값을 치르지 않고 슬쩍함에 따른 직접적인 재무 손실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절도와 관련한 안전사고였다. 예컨대, 매장 직원이 절도를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손님을 확인 혹은 제지할 때, 이 손님이 직원을 해치는 일이 종종 발생했다. 심지어 사망하는 사례도 있었다. 회사가 직원의 안전을 보장하지 못함에 따른 유·무형의 비용이 너무나 컸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대형 할인마트가 절도 때문에 폐점을 하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미국에서는 공공연한 비밀이다.
CNN은 최근 기사를 통해 월마트, 월그린 등 미국 대형 유통사들이 실적을 이유로 매장을 폐점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절도, 재택근무, 온라인 쇼핑 확대 등을 원인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특히 대도시에서 절도로 인한 대형 소매점의 폐점이 두드러지고 있다. 유기농 전문 유통 매장인 홀푸드는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의 플래그십 매장 문을 닫으며 '직원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밝히기도 했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의 에릭 애덤스 시장은 지난 2월 "범죄 때문에 체인점들이 문을 닫고 있고, 이에 따라 뉴욕 시민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급기야 애덤스 시장은 지난 17일 '소매상점 절도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절도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예방 조치는 물론 소매상 직원들에게 절도와 관련된 물리적 충돌을 피하는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뉴욕시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뉴욕시에서 2018년 단 한 해를 빼고 매년 절도 사건이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절도 건수가 전년보다 무려 44%나 늘어나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소매상점 입장에서는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 많다. 우선 총기를 휴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절도 관련 범죄에 대한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 아울러 미국과 같이 소송이 넘쳐나는 나라에서 손님을 절도범으로 잘못 취급했다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 경찰 공권력이 그 어느 나라보다 강력한 미국에서 경찰 공권력이 더 존중받아야 하는 한국보다 상점 내 치안이 불안한 것은 아이러니다.
[윤원섭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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