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또 기부, 그랬더니 벌써 20억 넘었다… 추신수가 사랑을 환원하는 방법

김태우 기자 2023. 5. 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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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환원하기 위해 활발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가고 있는 추신수 ⓒSSG랜더스
▲ 2009년 이후 추신수의 기부 금액은 기록된 것만 약 23억 원에 이른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전 UFC 선수 김동현(35‧링네임 마동현, 이하 마동현)은 2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나의 훈훈한 소식을 전했다. 하반신 마비라는, 격투기 선수로서는 치명적인 부상에도 재기의 꿈을 놓지 않고 있던 마동현에게 누군가 손을 내밀었다고 했다.

동종 업계 관계자가 아닌, 대한민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야수로 손꼽히는 추신수(41‧SSG)의 이름이 나온 건 조금 의외였다. 마동현은 SNS를 통해 “얼마 전 제 소식을 듣고 같은 부산 출신 운동선수라는 이유만으로 응원 연락을 주신 메이저리그 출신이자 SSG 랜더스 소속 대한민국 최고 타자 추신수 선수와 지난 주 금요일 점심 식사를 했다”면서 “추신수 선수가 5년간 재활 치료비 전액을 후원해주시기로 했다”고 고마워했다.

추신수와 마동현은 활약했던 영역이 다른 만큼 특별한 친분이나 안면이 없었다. 단지 부산 출신의 운동 선수라는 공통점만 있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마동현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뒤 팀의 부산 원정에 맞춰 잠시 시간을 냈다. 이야기를 듣고, 또 자신의 이야기도 해주며 마동현을 격려했다. 여기에 거액의 후원금까지 내놨다.

재활 과정에 기본적으로 월 100만 원 이상의 돈이 많이 들어가고, 추후 수술 등으로 이 금액이 뛸 수 있는 만큼 규모는 작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속 후배도 아니고, 함께 뛴 동료도 아니었는데 그 자리에서 거액을 쾌척한 것이다. 단순히 지갑만 연 게 아니었다. 마음도 같이 열었다. 후원금뿐만 아니라 인생에 도움이 될 법한, 힘이 될 법한 이야기도 같이 해줬다.

마동현은 “운동선수이자 가장의 인생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격투기뿐 아니라 어느 종목이든 정상의 자리에 있는 선수들은 늘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면서 “개인적으로도 팬이고 존경하던 선수와 식사를 하게 되어서 정말 뜻 깊고 힘이 되는 자리였다”고 감격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일어나서 전보다 더 강해진 모습으로 힘든 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 목표를 고쳐 잡은 뒤 “도움을 주신 추신수 선수와 항상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기를 다짐했다.

사실 추신수는 이 사실을 외부로 알리는 것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도움을 받은 마동현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었다. 마동현은 “외부에 알리는 걸 싫어하셨지만 이렇게라도 말씀드리고 싶다”면서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추신수 선수는 꾸준히 소외계층을 위해 20억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 제가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더욱 크게 와 닿는 것 같다”고 놀라워했다.

▲ 마동현(오른쪽)에게 거액의 재활 치료비를 후원하기로 한 추신수 ⓒ마동현 SNS
▲ 고국으로 돌아온 추신수는 더 활발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SSG랜더스

추신수는 대한민국 야구를 대표하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다는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16년을 버텼다. 그 경력에서 올스타와 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 등 명예와 부를 다 거머쥐었다. 하지만 추신수도 그 과정이 순탄했던 건 아니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씹을 때도 있었다. 결혼을 일찍 했던, 그래서 가장의 무게를 또래들보다 일찍 느꼈던 추신수의 지갑은 항상 넉넉하지 않았다. 이국에서 남모를 설움을 수년간 겪었다.

이제는 잊을 법도 한 과거지만, 추신수는 항상 그 어려움을 마음속에 새기고 있다. 추신수를 잘 아는 관계자들이나 팀 관계자들은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잘 지나치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기부나 사회 환원에도 적극적이다. 마동현의 말대로 기억된 기부 금액만 20억 원이 훌쩍 넘는다. 추신수가 잘 기억하지 못하는, 기록되지 않은 금액까지 합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대한민국 운동 선수 역사에서 추신수처럼 많은 금액을 기부한 사례는 없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거가 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소외 계층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시기지만 귀국 때마다 꼭 한국에 뭔가를 해주고 돌아갔다. 2009년 충주성심학교(1000만 원)와 유소년 야구 및 발전 기금(2000만 원)을 시작으로 2013년에는 다문화가정 난치병 환자 지원(5000만 원)으로 본격적인 기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초록우산과 손을 잡고 3년 연속 기부금을 전달했다. 2014년에는 저소득가정 청소년 지원(1억 원), 2015년에는 어린이 재단 지원(1억1000만 원), 2016년에도 어린이 재단 지원(1억 원)에 나섰다. 2019년에는 강원도 산불 성금으로 1억 원을 냈고, 2020년에는 대구지역 코로나 사태를 돕기 위해 2억 원을 내놓기도 했다. 2020년에는 텍사스 구단 산하 마이너리거 190명을 위해 2억5000만 원을 썼는데 이는 현지 언론에서도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SSG에 입단해 고국으로 돌아온 뒤로는 더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구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것도 있지만, 선수 성격이 이런 것을 알리는 것을 잘 바라지 않아 조용히 진행한 행사도 더러 있다.

2021년 입단 직후에는 모교인 수영초‧부산중‧부산고를 위해 총액 6억 원을 기부해 ‘역시 추신수’라는 감탄을 자아냈다. 당시 기부된 금액은 경기장 시설 및 선수 환경 개선에 사용돼 지금도 추신수의 이름이 크게 적혀 있다. 인천 연고에도 눈을 돌렸다. 2021년 인천광역시 소재 15개 야구부에 2억 원을 기부했다. 2022년에도 수영초‧부산중‧부산고에 따로 1억2000만 원을 기부했고, 희망랜딩 캠페인에 1억200만 원을 기부하는 등 계속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그 외에도 SSG 저연봉 선수들 지원, 구단 관계자들을 위한 지원, 응원단 지원 등에 남몰래 사비를 내놨고,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기록된 기부액만 총 23억 원에 달한다. 따로 집계하지 않은 야구 용품이나 기타 장비 등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추신수는 앞으로도 꾸준히 소외된 계층이나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기부 활동을 이어 갈 계획이다. 가족들도 추신수의 뜻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부를 쌓은 선수이기는 하지만, 경력에서 20억 원이 넘는 기부 행사를 벌이고 앞으로도 그런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추신수가 한국 야구에서 특별한 존재인 이유는, 단순히 야구를 잘해서가 아니라 받은 사랑을 돌려주는 방법을 만들어가고 후배들의 모범이 된다는 점이다. 야구장 안팎에서 '레전드'라는 단어가 절로 떠올려지는 선수다.

▲ 팬 서비스에도 적극적인 추신수는 앞으로도 소외 계층에 대한 기부 활동을 이어 갈 예정이다 ⓒSSG랜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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