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2023년에도 PE의 엑시트 활동 급격히 감소할 것”

김경아 2023. 5. 2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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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의 파산 사모펀드 및 VC시장의 밸류에이션에 큰 변화 촉발
세컨더리 시장 가격 인하 지속… 사모대출은 필수 투자 자산 자리매김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 소장.

[파이낸셜뉴스] 올해 사모펀드(PEF)들의 엑시트 활동이 급격히 감소할 것이라는 현지 전문가의 진단이 나왔다.

22일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올해 사모시장 전반에 대한 전망을 밝혔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지난 20년 동안 여러가지 장기적 요인들이 사모시장의 성장을 견인해 왔으며 오늘날까지도 시장을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높은 금리수준과 악화하는 연준(Fed)의 재무제표는 자본시장 유동성을 축소시키고 모든 주요 자산군에 역풍을 불러오고 있으며, 또 사모투자가 더 높은 성과와 수익률 목표 달성을 위한 확실한 방법이라는 기존의 통념을 흔들고 있다고도 진단했다.

보고서는 지난 10여 년과 비교해 오늘날 사모시장에는 더욱 매력적인 기회가 분명 존재한다며, 새로운 환경에서 투자자들이 사모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알아야 할 주된 위험요소와 기회, 포트폴리오에 미칠 영향 등을 사모시장 각 분야별로 제시했다.

먼저, 사모펀드(PE)에 대해서는 금리가 하락하고 밸류에이션 성장의 호황기가 끝난 2022년에 변곡점을 맞았다고 판단했다. 거시경제 환경의 악화로 PE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활동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이러한 기조는 2023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2022년말 투자 대비 회수 비율이 0.40배 미만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특히 갑작스러운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은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탈 시장에서 이뤄지던 기존 밸류에이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사모펀드들은 2020년과 2021년에 기념비적인 수익률을 기록한 이후, 포트폴리오 가치를 재평가하기 시작했지만, 이러한 변화가 산업 전반에 걸쳐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즉, 높은 유동성에 힘입은 자금조달(fundraising)은 위축될 수밖에 없겠지만, 재무 안정성이 뛰어난 우량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하락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벤처캐피탈에 대해서는 본격적인 가치 재평가가 이미 진행 중이며,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합의할 만한 적절한 수익률에 도달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암호화폐와 암호화폐 거래소를 둘러싼 부정적인 정서가 확산됨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과 거리가 먼 스타트업들마저 타격을 입고 있다고도 분석했다.

다만, 블록체인 인프라, 스마트 계약시스템, 웹3.0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들과 같이 탈중앙화 트렌드와 밀접하게 연관된 회사들은 언젠가 메타, 넷플릭스 및 아마존 등으로 대표되는 가상화 시대의 유망기업들처럼 각광받게 될 날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컨더리 시장에 대해서는 3가지 요인으로 인해 올 한 해 수요와 공급의 역학관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첫 번째 요인으로는, 사모펀드운용사(GP)가 우량기업을 더 오랫동안 보유하기 위해 펀드를 연장하려 하면서 GP 주도의 세컨더리 펀드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2021년 1,300억 달러에 달했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약정액)가 약 1,000억 달러로 줄고, 가용한 드라이파우더도 1년도 채 남지 않게 되자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더 많은 상황이 벌어졌고, 세컨더리 시장에서는 더 큰 폭의 가격 인하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세 번째로는, 기관투자자(LP)들은 공모시장 하락으로 인한 ‘분모효과(Denominator Effect)’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뽑았다. 또한, 많은 LP들은 자금조달이 용이했던 시기에 출자약정을 맺었기 때문에 현재 척박한 엑시트 환경은 세컨더리 펀드 운용사들이 출자 약정을 위한 새로운 자금모집에 나서던가 보유 포트폴리오 자산을 처분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사모대출의 경우, 채무자와 채권자의 희비가 엇갈렸다고 평가했다. 거시경제 분야의 극적인 변화가 채무자에게는 역풍을 가져온 데 반해, 사모대출 운용사로 대표되는 채권자에게는 예기치 않게 독특한 순풍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오늘날 사모대출은 이전과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통적 방법의 기업 대출이 차단되는 높은 금리환경과 리스크 오프(안전자산 선호)의 시장 환경에서 사모대출이 필수적인 투자 자산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프랭클린템플턴의 존 이바낙(John Ivanac) 대체투자 자문역은 “요즘같은 시장상황에서는 상관관계가 낮거나 맞춤형 프로세스 중심의 투자, 또는 기업 경영 상의 중요 이슈에 집중하는 이벤트 드리븐(Event-Driven) 테마, 그리고 경기침체 및 인플레이션 환경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테마 등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통해 최고의 위험 대비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투자할 수 있는 역량을 만들고,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투자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자산을 배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실질적이면서도 다양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23년은 부동산 자산에 있어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여전히 낙관적 전망을 가능케 하는 근거들이 있기에 시장에서 이탈하지 않는 것이 반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븐 도버 프랭클린템플턴 연구소 소장은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향후 10년 이상 사모투자를 촉진시킬 몇 가지 새로운 메가트렌드가 비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는 특히 에너지 전환, 식량 혁신, 탈중앙화 등의 3가지 영역에서 가장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메가트렌드는 막대한 양의 자본투자를 요구할 것이며, 이는 궁극적으로 사모시장 투자자들에게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전례없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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