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천년사, 폐기해야" vs "역사학계 농단, 안타까워"
야마토 왜가 점령 등 문제 발견…이의신청 77건 접수
일본극우 논리대로 역사 바꾸려는 의도 의심
전면폐기가 답, 편찬위 해체해야…24억 원 예산 용처 밝힐 것
편찬위원 조법종
전남 축제 왕인박사도 일본서기에만 기록…사료 비판 통해 인용하자는 것
식민사학? 부끄럼 없이 말할 수 있어…동북공정에도 맞섰다
오탈자 등 실수는 반성…관련 의혹, 공개토론 진행할 것
■ 진행 : 최창민 기자 ■ 제 작 : 전남CBS 보도제작국, 정혜운 작가
■ 대담 : 전라도 오천년사 바로잡기 500만 전라도민연대 박형준 전남 공동상임집행위원장,
전라도 천년사 편찬위원회 간사 조법종 우석대 교수
◇ 최창민> 전라도 정도 천 년을 기념해 발간된 전라도 천년사가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의 식민사관을 따르고 검증되지 않은 일본서기를 그대로 인용했다는 건데요. 전남시장군수협의회까지 성명을 내고 폐기를 요구하는 등 반대 목소리가 거셉니다. 이와 관련해서 전라도 오천년사 바로잡기 500만 전라도민연대가 꾸려졌는데요. 박형준 전남 공동상임집행위원장 전화연결합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박형준> 안녕하십니까?
◇ 최창민> 전라도 천년사, 호남 3개 시도가 공동으로 추진한 사업이죠. 발간 배경이 궁금합니다.
◆ 박형준> 전라도라는 이름이 생긴 지 천 년이 되는 2018년에 전라도의 생성 과정, 발전 과정 그리고 어떤 인물이 있었는지 후손들에게 역사적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 시작된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창민> 스무 가지 정도가 잘못됐다 지적을 하셨더라고요. 설명해 주시겠어요.
◆ 박형준> 더 확인해 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발견됐는데요. 5월 7일까지 이의신청 기간이었는데 표출된 의견이 77건이나 될 정도입니다. 최근 전북도의회 오은미 의원이 총서를 보니까 맞춤법 오류투성이다, 창피하다고 5분 발언을 했습니다.
◇ 최창민> 맞춤법은 그렇다 치고 어떤 부분이 식민사관이라는 건지 설명해주세요.
◆ 박형준> 천년사라는 책 속에 교묘히 숨어서 고대 일본의 야마토 왜가 한반도 남부, 즉 전라도를 침범해서 남원을 기문, 장수를 반파라고 하는 등 나라를 세워서 다스렸다 그리고 국가도 생기지 않는 미개한 민족들을 야마토 왜가 점령해서 문화를 전달했다는 내용 등이 많이 있었습니다.
◇ 최창민> 그런 내용이 천년사에 기술돼 있다는 건가요?
◆ 박형준> 그렇습니다. 아주 도배하다시피 되어 있어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 최창민> 그런 내용이 들어간 이유가 뭐라고 보십니까
◆ 박형준> 한반도 남부 자체를 야마토 왜가 점령했다고 것은 우리 역사학계에서 계속해서 지적하고 있는데, 대한민국의 고조선이라는 자체를 일명 강단 사학자들, 또 편찬위에 소속되어 있는 집필자들이 대한민국 역사 자체를 부정해서 일본서기에 근거한 야마토 왜의 침략적으로 만들어 놓으면 훗날 일본 극우의 논리대로 대한국의 역사를 통째로 바꾸려고 하는 의도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의심하고 있습니다.
◇ 최창민> 집필을 시작한 게 2018년인데요. 한 5년이 됐어요. 최근에야 이런 문제가 드러난 이유가 있을까요?
◆ 박형준> 저희들도 깜짝 놀랐습니다. 2022년 말에 도민 제보가 있었거든요. 방금 전에 얘기했던 야마토 왜의 침략 지역, 해남 강진은 침미다례, 남원의 기문, 장수의 반파 등이 기술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라북도에 공식적으로 정보공개청구를 했더니, 그런 내용들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우리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대한민국의 바른 역사, 정통성 역사로 바로 쓰이게 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왜곡의 사실을 알려서 이런 문제점들이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 최창민> 편찬위 해체와 함께 전면적인 검증과 수정을 요구하셨어요. 아예 폐기하자는 건가요?
◆ 박형준> 전면 폐기가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편찬위 해체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가 축구로 얘기하면 손흥민 선수가 공을 차는데 공을 차는 90분 동안 손흥민 선수의 몫일 것입니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가 공을 잘 차고 못 차고 하는 것은 관중들이 평가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전라도 천년사를 집필해서 완성됐어요. 그러면 집필진들이나 편찬위원들은 책을 발간했으니 그들의 몫은 끝난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이의신청 기간에 잘못된 게 있으면 그 검증도 자기들이 하겠다. 계속해서 출간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우리 전라도민들을 우롱하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창민> 앞으로 활동 계획 있으세요.
◆ 박형준> 편찬위가 전라도 천년사에 교묘하게 숨어서 식민사관으로 대한민국 한반도의 영토를 도륙하고 유린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면 폐기가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24억 원 예산에 대한 사용처, 정보 미공개에 대한 내용을 정보 공개를 통해서 시도민들에게 낱낱이 밝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최창민>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전라도 오천년사 바로잡기 500만 전라도민연대 박형준 전남 공동상임특위 위원장이었습니다. 계속해서 편찬위원인 우석대학교 조법종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앞서 입장 들어보셨죠.
◆ 조법종> 말미에 조금 들었는데요. 상당히 문제 있는 발언을 많이 하시네요.
◇ 최창민> 편찬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됐고 집필 과정은 어떻게 됐나요?
◆ 조법종> 전혀 내용도 모르고 이렇게 무례하고 언어도단적인 내용을 방송을 통해서 여과 없이 나가는 건 문제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방금 말씀하신 분은 편찬위원회가 자랑스러운 전라도 역사를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대한 일고의 고민도 없이 단지 자기들의 주장하는 모습은 참 안타까운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라도 천년사라는 거대한 작업은 전라도라는 이름이 우리 역사에서 지역명으로 가장 오래됐습니다. 그걸 기념하기 위해서 2018년에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전라북도가 힘을 합쳐서 우리 지역의 역사를 다시 한번 잘 정립하자 그런 취지로 213명의 최고 권위자들을 학계 추천을 받아서 위촉하고 5년여 동안 작업을 진행한 겁니다.
그런데 일부 고대사와 관련된 분야에서 자기들의 입장과 좀 다르다는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가 실체와 내용에 대한 이해 없이 자기 마음에 따라서 악마화 하는 아주 안타까운 현상들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데, 이분들이 전라도 천년사의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고 있는지 검토를 했는지 문제제기한 것이 학술적으로 의미가 있는지 그런 것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이 지극히 자극적이고 상대편에 대한 정확한 이해 없이 일반화하는 문제가 나타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최창민> 이의신청 기간에 77건이 접수됐고 오탈자도 많다, 이런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 일본서기에 기록된 내용을 차용하는 등 일본 식민사관과 중국 동북공정의 인식과 같이 했다는 비난이 나왔거든요.
◆ 조법종> 저는 우석대학교에 지금 재직하고 있습니다마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한일역사공동위원회 위원으로서 고대사 분과위원으로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일본 학자들과 임나일본부 문제를 비롯한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를 전담했던 대한민국 대표위원이었습니다. 또 저는 중국 고구려사 왜곡대책위 위원으로서 중국 동북공정에 대해서 가장 최일선에서 대항해서 싸웠던 그리고 중국으로부터 어찌 보면 추방까지 당했던 그런 경험을 갖고 활동을 한 사람입니다. 이런 대한민국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학자 앞에서 이런 식의 무례하고도 언어도단적인 행태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창피함 없이 한다는 것은 참 대한민국이 어떻게 이런 사회로 전락하고 있는가 안타까울 뿐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전라도 천년사에서 식민사학이라고 논의되는 부분은 한 점도 부끄럼 없이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것은 다양한 학자들의 또는 다양한 견해들의 또 다양한 사료들의 총합이기 때문에 다양한 내용을 소개하거나 또는 그것의 문제점을 같이 논의하기 위해서 소개할 순 있습니다. 단지 이러한 견해를 소개하기 위해 일본서기를 썼다고 해서 식민사학이라면 저희가 입장문에서도 밝혔습니다만, 전라남도에 왕인박사 축제를 왜 합니까. 일본서기에만 나오는 존재인데.
우리가 얘기하는 담징과 관련된 이야기나, 관련된 수많은 한일 고대사에서의 역사상은 안타깝게도 우리 고대사 자료에 다 충분치 않기 때문에, 일본서기는 백제인들이 붕괴된 다음에 일본으로 유민들이 망명을 해서 안타깝게도 720년경에 일본 왕조에게 어찌보면 복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일본을 위해서 미화 왜곡시킨 기록입니다. 그걸 우리가 철저히 사료 비판을 통해서 인용하자는 건데, 그런 작업도 없이 여전히 그걸 그대로 맹신하는 사람은 역설적으로 일본서기를 하나도 비판을 안 해요. 그냥 그게 잘못됐다고 말만 하지 그게 왜 잘못됐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그래서 학술적으로 토론하자는 것이었는데 그런 논의 과정을 생략하고 감정적으로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생각이 됩니다.
◇ 최창민> 일본서기를 단지 차용했다고 문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
◆ 조법종> 말이 안 되는 거죠. 그러면 역사를 어떻게 기술하겠습니까? 다행히 일본서기에 대한 수많은 연구자들이 우리가 지금 해방된 지 지금 몇 년입니까? 80년이 다 되는 상황에서 우리 학계의 성과라는 것은 하나도 고려를 안 하고 60년대 아주 오래된 옛날 얘기들만 지금 되뇌이고 계시고 안타깝게도 이분들이 대안으로 내놓은 것은 60년대 북한학회의 주장만을, 어찌보면 식민사학팔이를 통해서 우리 역사학계를 농단하는, 안타까운 모습인 것 같습니다.
◇ 최창민>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이분이 심각한 역사 왜곡과 식민사관이라고 비판을 했더라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 조법종> 이분은 계속 그런 얘기를 하시는데 놀랍게도 이분이 쓴 기록에는 역설적으로 식민사학을 대표하는 일본학계를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견해를 본인 스스로 얘기하고 있습니다. 다음번에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습니다만 전라남도 나주를 어떤 왜의 땅의 본산지라는 그런 표현 쓰고 있습니다. 이런 엄청난 문제와 오류 내지는 일본 식민사학자의 견해를 그대로 차용하고 계신 분이 어떻게 이런 얘기를 하셨는지 저는 스스로 반문을 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 최창민> 사전에 이런 부분들에 대한 논박이 있을 걸 예상하셨을까요?
◆ 조법종> 순수하게 지역사를 사랑하는 분들이 우리 지역의 역사가 조금이라도 잘못됐을까 염려하시는 거에 대해서 적극 공감하고 저희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나 하다 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오탈자도 있을 수 있고 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실수에 대해서는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학계의 성과 내용이 이렇게 한 마디로 매도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절대 아닙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학계를 그렇게 가볍게 보지 마시고 저희를 믿어주시고 저희가 공개토론을 곧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때 하나하나 저희가 준비된 내용을 객관적으로 보시면서 뭐가 문제였구나라는 걸 확인해 주시길 바라고 저희가 늦게 대응한 것은 대단히 죄송하지만 이것이 학술적인 문제제기보다는 감정적 대응이 많아서 이런 것이 정리되길 기다렸던 것인데 오히려 더 격앙이 돼서 이런 상황이 됐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 최창민> 전면적인 검증과 수정을 요구하셨는데 수용하긴 어려우시겠네요.
◆ 조법종> 검증이라는 것은 이것이 무슨 시험 문제가 아니라 저희가 전라도 천년사를 보는 213명의 견해들입니다. 그럼 이 견해들에 대해서 다양한 학술적인 논의가 있을 순 있겠죠.
지역성의 통사적 역사를 검증받는다는 의미는 적합한 표현이 아니고요. 논의는 할 수 있겠죠. 논의를 통해서 더 좋은 것을 만들어가는 발전적 과정은 절대 찬성입니다. 그러나 검증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없고요. 검증 자격이 있는 사람이 검증하겠다고 하면 저희도 동의하겠습니다만 학술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일방적인, 확증편향된 자기들의 견해만을 얘기할 때는 좀 안타까운 것이죠.
◇ 최창민> 학술 공개 토론회 준비하신다고 하셨는데요. 앞으로 계획 말씀해 주시죠.
◆ 조법종> 저희는 하루라도 좋은 결과를 빨리 보여드리려는 생각에, 원래 작년 말에 끝나서 해야 될 일이었는데 몇몇 이의제기 때문에 계속 늦어져서 최대한 기간을 단축해 보고자 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문제에 대해서도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시길래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서 공개토론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최창민> 알겠습니다. 편찬위에서 활동 중인 우석대학교 조법종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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