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은행 연체율 또 올라···가계대출 ‘비상등’

최희진 기자 2023. 5. 22.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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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은 6년 만에 5%대로
고금리·경기둔화 금리부담 커
1일 서울의 한 저축은행 간판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고금리, 경기둔화 등으로 차주(대출받은 사람)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연체율이 전달 대비 또 상승했다. 은행보다 취약차주가 많은 저축은행에선 올해 1분기 연체율이 6년 만에 5%대에 진입했다. 수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둔화되고 있는 기업의 연체율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22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4월 원화 대출 연체율은 평균 0.304%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올랐다. 전년 동월(0.186%)보다는 0.118%포인트 더 높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70%로, 전달보다 0.032%포인트 상승했다. 기업 대출 연체율(0.328%)도 전달 대비 0.034%포인트 올랐다.

5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은 평균 0.082%로, 전달보다 0.008%포인트 상승했다. 신규 연체율은 해당 월의 신규 연체 발생액을 전달 말의 대출 잔액으로 나눈 것이다.

부실 대출 채권의 비율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도 3월 5대 은행 평균 0.242%에서 4월 0.250%로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은행 연체율은 큰 변동 없이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하반기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0.30%대에 진입했는데, 이는 2021년 5월(0.32%) 이후 20개월 만이다.

은행권에선 금리 상승, 경기 둔화, 자산가치 하락, 수출감소 등이 차주의 상환 능력을 악화시켜 연체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본다. 연체율 상승세는 이번 2분기 이후 더 뚜렷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대출금리의 갱신 주기가 일반적으로 6개월 또는 1년인 것을 고려했을 때 2분기 이후엔 거의 모든 차주에게 고금리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간이 갈 수록 이자부담이 누적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초저금리 시절에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을 최대한도까지 받아 집을 산 ‘영끌족’,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 저소득·저신용 차주들의 상환 부담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

오는 9월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코로나19 금융지원(이자 상환 유예)이 종료될 예정인데 연체율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은행권은 9월 이후 자체적인 연착륙 프로그램을 시행할 예정이고, 현재도 부실 위험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큰폭의 연체율 상승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수출감소가 계속되고, 경기침체가 깊어진다면 연체에 몰리는 차주가 증가하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보다 취약차주가 더 많은 2금융권은 연체율 상승이 더 가파르다. 저축은행업계의 올해 1분기 말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5.1%로, 전 분기보다 1.1%포인트 올랐다. 2018년(5.0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고, 2016년 말(5.83%) 이후 약 6년여 만에 5%대에 진입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고금리와 경기둔화 등으로 중·저신용 차주의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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