쩔쩔 끓는 지구가 ‘슈퍼 엘니뇨’ 탓?…“발생 단정하긴 일러”

남종영 2023. 5. 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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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 넘는 열파가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5월 한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이르는 등 이례적 폭염 현상이 지구를 휩쓸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후∙해양 연구기관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수장인 리처드 스핀래드 청장은 18일 "우리의 예측치에 따르면 엘니뇨 발생 확률이 65%로 매달 높아지고 있다"며 "슈퍼 엘니뇨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엘니뇨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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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인터뷰|리처드 스핀래드 미 국립해양대기청장
“감시구역 해수면 온도 상승 중이지만
급격한 기울기 아냐…8∼9월께 판가름”
제11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 참석차 방한한 스핀래드 청장은 “엘니뇨 발생 확률이 65%로 매달 높아지고 있다”며 “슈퍼 엘니뇨 여부는 8∼9월께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제공

40도 넘는 열파가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5월 한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이르는 등 이례적 폭염 현상이 지구를 휩쓸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후∙해양 연구기관인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수장인 리처드 스핀래드 청장은 18일 “우리의 예측치에 따르면 엘니뇨 발생 확률이 65%로 매달 높아지고 있다”며 “슈퍼 엘니뇨라고 단정하기에는 이르지만, 엘니뇨로 가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제11차 한미 과학기술공동위원회 참석차 방한한 스핀래드 청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주한미국대사관 별관에서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같은 기간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북서부에서도 이상고온이 나타났다”며 “(온실효과로) 많은 양의 태양에너지가 지구에 쌓이면, 기존의 기상 패턴이 바뀌어 폭염과 가뭄, 홍수 등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국립해양대기청은 ‘엘니뇨 감시구역’을 설정해 매달 관측∙분석하고 있다. 엘니뇨는 동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에 견줘 0.5도 높은 상태로 지속하는 현상이다. 해양과 대기의 순환으로 구름이 만들어지고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부는 기상 현상에서 엘니뇨는 중요한 변수가 된다.

일반적으로 엘니뇨가 시작하면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에는 가뭄이, 남아메리카 태평양 접경 지역에는 홍수 가능성이 커진다. 미국에서는 허리케인의 빈도가 줄어들고, 한국에서는 7~8월 남부지방 강수량이 많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1.5도 이상 높은 기간이 적어도 3개월 이상 계속되는 ‘슈퍼 엘니뇨’가 발생하면, 세계적으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한국에서는 ‘여름철 고온’ 현상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슈퍼 엘니뇨 발생 여부와 관련해 “감시구역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프에서 아직 급격한 기울기에 들어서진 않았다”며 “8월이나 9월께 슈퍼 엘니뇨 여부에 대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월부터 아시아에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인도 첸나이는 낮 온도가 40.7도에 이르렀다. 한 여성이 햇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우산을 들고 걷고 있다. 첸나이/EPA 연합뉴스

국립해양대기청은 대기 및 해양 정보를 조사해 기상청(NWS), 해양청(NOS), 수산청(NMFS)에 제공하는 상무부 산하기관이다. 직원 1만2000명 가운데 3분의 1이 과학자로, 북극 바다얼음 및 해수면 상승 관측 등 기후과학을 주도하고 있다.

최근의 기후변화 경향에 대해 스핀래드 청장은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 지표면 온도의 상승, 해수면 상승 등 모든 지표에서 가속 페달을 밟은 듯 빨라지고 있다”며 “속도야말로 기후과학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현상이 축적되다 보면, 지구의 물리화학적 시스템은 특정 지점에서 붕괴하고 만다. 그 시작점이 바로 기존의 패턴에서 질적으로 다른 패턴이 펼쳐지는 ‘티핑 포인트’(임계점)다. 그는 “무엇을 기준으로 잡을지 티핑 포인트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나는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상승(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지구 평균기온은 1.15도 올라갔고, 2026년과 2030년 사이에 1.5도에 이를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월 나온 기후변화정부간패널(IPCC) 6차 종합보고서를 대중적으로 인식하고 공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계 과학자들이 모여 만든 이 보고서는 현 시점 기후변화를 평가하고 대책 마련의 토대가 되는 과학적 합의로 볼 수 있다. “기후변화는 실질적이고, 이미 우리한테 다가왔으며, 그 속도도 빠르다”며, 기후변화에 대해 적극적인 연구와 대응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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