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10초에 1대' 경매로 잘팔리는 중고차…"내 차도 한번"

이형진 기자 2023. 5. 22. 06:2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만평 규모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시화센터…개인 차량 출품도 다수
조용한 현장 뒤엔 바쁜 온라인 플랫폼…"수요 지속적으로 커질 것"
17일 경기 시흥시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시화센터에서 중고차 경매가 온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김상문 센터장은 "경매 낙찰률이 평균 62%인데 최근 70% 가까이 낙찰되고 있다"며 중고차 시장이 활발해졌다고 밝혔다. 2023.5.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시흥=뉴스1) 이형진 기자 = "띵동" "올 뉴 모닝" "띵동" "스파크" "띵동"

지난 17일 경기도 시흥에 위치한 현대글로비스(086280) 오토벨시화센터. 경매장 화면에 뜬 매물은 순식간에 낙찰 또는 유찰이 결정되고, 곧 다음 매물이 화면을 차지했다. 500석 가까이 되는 경매장 현장의 자리는 빈자리가 대부분이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에 모여든 경매 참여자들의 손길은 바빠 보였다.

1만평 규모의 이 경매장은 현대글로비스가 운영 중인 경매장 중 수도권 인근에선 가장 크다. 김상문 시화센터장이 "저한테는 차 팔러 오실 때 연락 주시는 게 제일 좋은데"라며 웃었다.

그의 말처럼 이곳 경매장에 차량을 출품하는 것은 개인도 가능하다. 다만 경매에 참여해 매물을 낙찰받아 가져가는 것은 현대글로비스 오토벨 회원사만 할 수 있다. 카마스터·렌터카·캐피탈 등을 통해 경매에 내놓을 물건을 사들이지만, 일반 개인들의 출품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전화나 홈페이지를 통해 오토벨 방문견정을 신청하면 상담사를 통해 방문 일정을 잡고, 평가 컨설턴트가 방문해 견적을 안내한다.

견적을 기반으로 희망 가격을 제시하고, 희망 가격보다 30만원 정도 낮은 금액을 경매 시작 가격으로 책정한다. 희망 가격을 넘긴 가격 중 가장 높은 가격이 낙찰 가격이 된다. 차량을 경매에 출품할 때는 기본 수수료(2만2000원)에 2.2%의 낙찰 수수료(최저 11만원~ㅚ고 44만원)가 부과된다.

김 센터장은 입찰 참여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회원사는 2200개 수준이다. 6000여개 수준인 국내 중고차 업체의 3분의 1이 현대글로비스의 회원사인 셈이다.

김 센터장은 다른 온라인 중고차 매매 플랫폼과 비교해 "다른 업체는 한 자동차에 30명 이상 입찰을 못하지만, 저희는 800명이 넘게 입찰할 수 있다"며 "물량도 많고, 많은 회원사들을 갖고 있어 가격적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의 지인도 다른 온라인 매매 플랫폼에 견적을 내보다가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을 진행했는데 경매 가격이 더 좋아서 경매로 차를 팔았다고 한다.

17일 경기 시흥시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시화센터에서 중고차 경매 응찰에 참가하기 전 회원들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3.5.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시화 경매장의 경매는 매주 수요일·금요일 두차례 열린다. 수요일이었던 이날은 오후 1시에 경매가 시작되지만, 1만평 가량 되는 경매장 주차장에는 오전부터 작은 서류를 들고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이 꽤나 보였다.

김 센터장은 "이전부터 오프라인 경매에서 온라인 경매 전환을 준비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으로 완전히 전환됐다. 지금은 온·오프라인을 겸하고 있지만 온라인 참여가 더 많은 상황"이라며 "현장에서는 차량을 눈으로 점검만 하고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시화 경매장은 주당 1200~1400대 가량이 매물로 올라온다. 이날도 약 400대 가까운 차량이 경매 물품으로 올라왔다. 워낙 차량이 많다 보니 경매는 레인 A, B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소형·승용차종은 레인 A, SUV·대형 상용차는 레인 B에서 진행됐다. 매물당 평균 10초 내외면 대부분 경매 진행이 끝난다. 이날 현장에선 10분 동안 중고차 70대의 경매가 진행됐다.

2020년식 현대차 싼타페는 1800만원대에서 경매가 시작돼 3000만원을 넘어선 가격에서 낙찰됐다. 최근 상승한 SUV의 인기를 보여주는 듯했다.

시화 경매센터의 출품되는 경매 중고차 대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3만4000대 수준에서 지난해에는 6만5000대가 출품되면서 2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금리 인상 등으로 중고차 시장도 함께 주춤했지만, 업계에서는 중고차 시장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 김 센터장은 "장기적으로 나쁘지 않다. 최근 자동차 시장 자체가 나쁘지 않은데, 중고차 시장도 이에 대한 수요를 받아서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17일 경기 시흥시 현대글로비스 오토벨시화센터에서 중고차 경매 응찰에 참가하기 전 회원들이 매물을 살펴보고 있다. 2023.5.1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hji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