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구석구석에 지은 名건축물… 풍경과 하나 되어 한 프레임에

채민기 기자 2023. 5. 22.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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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전시] 김용관 풍경으로의 건축展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건축가 김찬중), 2017. 흰 건축물의 부드러운 곡선이 검푸른 울릉도 새벽 바다, 가파른 절벽과 대조를 이룬다. /사진가 김용관

이미지 과잉의 시대. 건축도 예외는 아니다. 무수한 건축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등장하고 사라진다. 역설적으로, 본격적인 감상의 기회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건축사진가 김용관의 ‘관계의 기록, 풍경으로의 건축’은 그런 갈증을 해소해주는 전시다.

김용관은 1999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건축가협회(AIA)의 건축사진가상을 받은 작가다. 이번 전시엔 총 40점이 나왔다. 서울 아모레퍼시픽 본사(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 과천 국립현대미술관(김태수), 울릉도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김찬중), 제주 수·풍·석뮤지엄(이타미 준)을 비롯해 작가가 기록해온 국내외 유명 건축가들의 작품이 많다. 단풍에 묻힌 종묘의 지붕이나 땅에 뿌리박힌 듯 굳건한 부석사 범종루의 기둥뿌리처럼 놓치기 쉬운 장면을 사진가의 눈으로 포착한 작품, 서울 강남 아파트 단지나 해방촌 같은 도시 풍경을 기록한 사진들도 나왔다. 김용관은 “한국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느낌이라던 어느 외국인 관람객의 평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비오토피아 석뮤지엄(건축가 이타미 준).2005./사진가 김용관

모든 사진은 150㎝ⅹ100㎝ 내외 크기로 인화했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는 이미지보다 훨씬 생생한 실감을 준다.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액자용 저(低)반사 유리 1장의 최대 크기에 맞춰 사진의 크기를 정했다고 한다.

건축물을 하나의 피사체로 보지 않고 주변의 풍경 안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이렇게 보면 같은 건축물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예컨대 눈밭의 석뮤지엄 사진은 건축가에게서 의뢰받은 촬영을 모두 끝낸 어느 날, 제주도에 폭설이 내렸다는 뉴스를 보고 그 길로 비행기를 타고 가 찍었다. 방문객들이 남긴 수많은 ‘인증샷’ 속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설경(雪景)의 분위기가 새롭다. 무료. 8월 6일까지.

사유원 소대(건축가 알바르 시자)./사진가 김용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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