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초저출산 해결 없이 국가발전 미래 없다

경기일보 2023. 5. 22.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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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미 저출산 국가가 아니라 ‘초저출산’ 국가가 됐다. 우리나라는 지구촌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나라다. 2022년 우리나라 출산율은 0.78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현재 세계 최고령 국가인 일본의 출산율은 1.34명이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한 선진국들은 1.3~1.8명 수준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출산율은 1.6명으로 우리나라의 2배를 웃돌고 있는데, 출산율이 1명 이하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초저출산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까지 한국의 국가 존립 자체를 염려하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인구학 분야 권위자인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지난 17일 서울에서 개최된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한국의 초저출산에 대한 경고를 했다. 즉, 콜먼 교수는 “이대로면 2750년엔 한국이 소멸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콜먼 교수는 이미 17년 전인 2006년 유엔에서 열린 인구포럼에서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면 한국은 지구상에서 인구소멸로 사라지는 국가 1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그 당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13명이었는데, 매년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콜먼 교수는 초저출산의 주된 원인을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 부담이 다른 나라보다 높아 발생한 출산 기피 풍조라고 지적하면서 높은 자녀 교육열, 업무 강도, 결혼중심 가족제도 등 ‘한국적인 것’과의 과감한 이별을 초저출산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정부도 초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나름대로 관련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으며 이에 대한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다.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 16년간 무려 280조원이라는 막대한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은 지속적으로 떨어져 백약이 무효인 지경에 이르고 있다.

초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며, 윤석열 대통령도 심각성을 인식, 직접 이 문제를 챙기겠다고 했다. 초저출산 해결책은 단기간 효과를 보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장기적 관점에서 정부와 사회가 공동으로 합심,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부는 가칭 ‘인구청’과 같은 별도 부처라도 설치해 출산 가정과 자녀에 대한 지원 정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초저출산 직접 지원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1.5% 정도로 프랑스 등 외국의 절반도 되지 않으므로 이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그러나 콜먼 교수의 지적과 같이 경제 지원 위주의 초저출산 정책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의식의 변화를 일으키는 사회적·문화적 접근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국회, 정당, 행정부 등 정치권은 내년 총선을 겨냥, 소모적인 정쟁만 하지 말고 한국의 국가존망이 걸린 초저출산 문제 해결에 집중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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