숄츠 총리 DMZ 방문 후 “한국 현실에 큰 슬픔 느껴”···윤 대통령, 13년 만에 방한한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

유설희 기자 2023. 5. 21.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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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반도체 협력 강화 노력”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추진”
숄츠 총리 만찬 후 귀국길 올라
윤석열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21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독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 직후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글로벌 공급망 파트너십 강화, 북한 비핵화 공조 등의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과 숄츠 총리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두 정상은 이날 오후 8시10분부터 9시4분까지 54분간 용산 대통령실에서 확대회담을 가졌다. 숄츠 총리는 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참석 계기에 방한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은 모두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 강국이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며 “세계 경제의 불안정성과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되고 글로벌 공급망이 급속히 재편되는 과정 속에 한·독 양국이 공급망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숄츠 총리가 주도하는 ‘기후클럽’(Climate Club)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서도 뜻을 함께하기로 했다”며 “독일을 포함한 G7 국가들, 그리고 여타 유사 입장국들과 함께 파리협정 1.5도 목표 달성과 글로벌 탄소중립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자동차와 반도체 협력 강화 의지도 밝혔다. 숄츠 총리는 “우리는 특히 전기자동차나 배터리 생산 부문에서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반도체 부문에서 한국에 굉장히 혁신적인 기업이 많다”며 “한국이 독일에서 이 부문에서 많은 투자가 있었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자동차의 퀄리티를 향상시키는 반도체 부문에 대해 양국의 협력 강화에 대한 공통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북한 비핵화 공조방안과 관련해서도 긴밀히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 대통령은 “우리 두 정상은 북한이 불법적인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일관된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지속적으로 발신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030 엑스포 부산 유치에 관한 국민의 염원을 전달하고, 독일 정부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국은 한·독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의 조속한 체결을 통한 방위산업 공급망 협력, 우크라이나에 대한 연대와 지지 지속 등에 대해서도 뜻을 모았다고 윤 대통령은 설명했다.

숄츠 총리는 정상회담에 앞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다. 그는 “독일과 한국이 매우 끔찍한 분단 경험해왔다”며 “저는 한국이 현재 이와 같은 쓰디쓴 현실에 아직도 직면하고 있다는 점을 제 눈으로 확인했고 매우 큰 슬픔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북한의 불법적인 무기개발이나 핵무기 개발이 한국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현실도 분명히 알 수 있었다”며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븍한의 비핵화를 위한 한국의 노력에 동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노력을 “용감한 결단”이라고 평가하고 “존경의 의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한독 양국간 교류가 개시된 지 140주년이자 우리 근로자의 파독 60주년이 되는 해에 방한하셔서 더욱 뜻깊게 생각한다”며 “전쟁, 에너지 안보와 공급망의 불안정, 또 민주주의에 대한 권위주의 도전이 맞물린 지금의 글로벌 복합위기 앞에 자유를 보편적 가치로 하는 국가와의 연대와 협력이 매우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숄츠 총리는 “독일에 많은 한국인들 오고 특히 파독 간호사들은 이렇게 우리 독일의 경제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며 “또한 대한민국이 지난 최근 몇년 간 이룬 경제성장도 우리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고 화답했다.

숄츠 총리는 DMZ 방문 사실을 거론하며 “양국 관계가 바로 분단의 경험으로 인해서 더욱 긴밀하게 발전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했다. 또 “이미 독일이 이룬 이 행운을 한국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식 만찬을 가졌다. 슐츠 총리는 만찬 직후 독일로 출국했다. 독일 총리가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2010년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이후 13년 만이다. 양자 차원의 공식 방한은 1993년 헬무트 콜 당시 총리 이후 30년 만이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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