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현 ‘무명 탈출’ 감격의 첫 승

김경호 기자 2023. 5. 21. 22: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해냈다” 백석현이 21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한 후 환호하고 있다. 서귀포 | 연합뉴스
체중 60㎏ 줄여 화제 모았지만
코리안투어 7위가 ‘최고 성적’
49번째 대회 SK텔레콤 오픈
18번홀 벌타 넘고 1타차 우승
“말로 표현하기 힘든 기분” 눈물

“18번홀 벙커샷이 제 인생 최고의 샷인 것 같아요.”

백석현(33)이 마지막홀 역전위기를 딛고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데뷔 첫 우승을 거두며 무명 탈출을 알렸다. 백석현은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고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 캐나다 교포 이태훈(12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2억6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악천후로 밀린 1라운드 잔여경기를 치른 대회 둘째날부터 선두로 나선 후 한 번도 리드를 뺏기지 않고 퍼펙트 우승을 이룬 백석현은 “우승이 이런 기분인 줄 몰랐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5개월차 신혼인 그는 “지금껏 지원해 주신 부모님과 장인, 장모님께도 좋은 아들, 사위가 되겠다”며 울먹였다.

‘낚시꾼 스윙’으로 유명한 베테랑 최호성(50)과 공동선두로 출발한 백석현은 3번홀(파3)에서 최호성의 버디로 리드를 뺏겼으나 4번홀(파5)에서 투 온에 성공한 뒤 11m에 달하는 이글 퍼트를 넣고 단숨에 선두로 나섰다. 이후 5번홀(파3), 10번홀과 12번홀(이상 파4)에서 버디를 잡고 3타차 선두를 질주한 백석현은 이후 14번홀(파3) 보기로 17번홀까지 2타차로 앞서 우승을 굳힌 듯했다.

18번홀(파4) 티샷을 오른쪽 페널티 구역에 보내고 1벌타를 안고 친 세번째 샷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려 마지막 위기를 맞은 백석현은 벙커샷을 홀 1m 안쪽에 붙이고 보기로 막아 1타차 승리를 지켰다. “다시 치라고 해도 그렇게 못 칠 것 같다”는 최고의 샷이었다.

중학교 시절 태국으로 이민을 떠나 골프를 배우고 2010년 아시안투어에서 프로에 데뷔한 백석현은 태국투어에서 5승을 거둔 게 내세울 만한 최고 성적이었다. 2014년 KPGA에 입회한 그는 2018~2019년 군복무 이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코리안투어에서 뛰기 시작해 데뷔 49번째 출전한 ‘메이저급 대회’에서 우승하고 4년 시드를 받아 성공가도를 열었다.

백석현은 181㎝의 키에 140㎏이 넘는 몸무게를 80㎏대까지 줄여 화제가 된 적이 있지만 성적은 지난해 아시아드CC 부산오픈 공동 7위가 최고였을 만큼 두각을 보이지 못했다.

체중을 100㎏ 안팎으로 회복한 그는 이번 대회에서 흔들리던 퍼트 감각의 돌파구로 선택한 ‘노룩 퍼트’(퍼트 시 공을 안 보고 홀을 보며 플레이)로 효과를 보고 첫 우승까지 연결했다. “자신있는 퍼트는 오늘도 공을 안 보고 했다”는 그는 “마지막 퍼트는 너무 떨려 공도, 홀도 못 보고 손만 보고 했다”며 웃었다.

지난해 우승자 김비오가 이날 5타를 줄이고 이태희, 아마추어 송민혁과 공동 3위(10언더파 274타)에 올랐고, 대회 집행위원장을 맡은 최경주는 공동 19위(5언더파 279타)로 마쳤다.

서귀포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