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서 전력 생산·작물 수확…‘자급자족형’ 신개념 요트 뜬다

이정호 기자 2023. 5. 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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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스타트업 ‘스핑크스40’ 개발
태양광·풍력 통해 동력 확보
배설물 퇴비로 바꿔 텃밭 재배
태양광과 풍력 발전을 하며 텃밭까지 갖춘 요트인 ‘스핑크스40’의 항해 상상도. 소버린십 제공

연료나 식량 걱정 없이 장기간 바다에서 항해할 수 있는 신개념 요트가 개발됐다.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선내에 필요한 전력을 만들고, 배 안에 마련된 밭에서 작물도 기를 수 있다. 바다 위 요트를 주택에 준하는 거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 등은 최근 미국 스타트업 ‘소버린십’이 바다 위에서 탑승객이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고안된 길이 12m짜리 쌍동선(똑같이 생긴 선박 동체를 좌우로 나란히 배치해 갑판을 얹은 배)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핑크스40’으로 이름 붙여진 이 배의 가장 큰 특징은 동력을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보급받을 필요가 없고, 식량도 최대한 배 위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스핑크스40의 동력은 전기다. 전기는 선체 지붕에 올린 태양광 전지판에서 얻는다. 햇빛이 없을 때는 풍력 발전기를 선체에 세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배의 스크루를 회전시키는 데 쓸 전력이 모자란 상황이 되면 범선에서 사용하는 ‘돛’을 전개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름이 필요한 엔진을 쓰지 않고 추진력을 얻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이 배는 항해를 하다 모자란 기름을 채우기 위해 항구로 방향을 돌릴 일도 없다. 친환경적이면서 동시에 장기간 항해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스핑크스40의 최고 속도는 시속 12.6㎞라고 소버린십은 밝혔다.

식량과 물도 배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다. 배의 내부 공간은 47㎡인데, 이 가운데 9㎡가 채소를 키우는 텃밭이다. 바다에서는 출항 때 가져간 육류 외에 물고기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지만,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다른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 문제를 ‘초소형 농장’을 통해 해결한 셈이다.

이 배는 화장실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퇴비로 바꾸는 시설도 갖췄다. 마시거나 씻을 물은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기에서 얻는다.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도 있다.

스핑크스40에는 최대 10명이 머무를 수 있다. 식당과 거실, 사무공간이 갖춰져 있다. 텔레비전과 같은 편의장비도 실렸다.

소버린십은 설명자료를 통해 “전기모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배는 엔진을 쓰는 배보다 동력 기기가 덜 복잡하다”며 “선박의 유지·보수가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핑크스40의 가격은 42만달러(5억6000만원)로 정해질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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