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안에서 전력 생산·작물 수확…‘자급자족형’ 신개념 요트 뜬다
태양광·풍력 통해 동력 확보
배설물 퇴비로 바꿔 텃밭 재배
연료나 식량 걱정 없이 장기간 바다에서 항해할 수 있는 신개념 요트가 개발됐다. 태양광과 풍력을 이용해 선내에 필요한 전력을 만들고, 배 안에 마련된 밭에서 작물도 기를 수 있다. 바다 위 요트를 주택에 준하는 거주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과학전문지 인셉티브 마인드 등은 최근 미국 스타트업 ‘소버린십’이 바다 위에서 탑승객이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고안된 길이 12m짜리 쌍동선(똑같이 생긴 선박 동체를 좌우로 나란히 배치해 갑판을 얹은 배)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핑크스40’으로 이름 붙여진 이 배의 가장 큰 특징은 동력을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보급받을 필요가 없고, 식량도 최대한 배 위에서 자체 생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스핑크스40의 동력은 전기다. 전기는 선체 지붕에 올린 태양광 전지판에서 얻는다. 햇빛이 없을 때는 풍력 발전기를 선체에 세워 전기를 만들 수 있다.
배의 스크루를 회전시키는 데 쓸 전력이 모자란 상황이 되면 범선에서 사용하는 ‘돛’을 전개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기름이 필요한 엔진을 쓰지 않고 추진력을 얻도록 만들어졌다.
이 때문에 이 배는 항해를 하다 모자란 기름을 채우기 위해 항구로 방향을 돌릴 일도 없다. 친환경적이면서 동시에 장기간 항해를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스핑크스40의 최고 속도는 시속 12.6㎞라고 소버린십은 밝혔다.
식량과 물도 배에서 자체 조달할 수 있다. 배의 내부 공간은 47㎡인데, 이 가운데 9㎡가 채소를 키우는 텃밭이다. 바다에서는 출항 때 가져간 육류 외에 물고기를 잡아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지만,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다른 영양소를 지속적으로 공급받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런 문제를 ‘초소형 농장’을 통해 해결한 셈이다.
이 배는 화장실에서 나오는 배설물을 퇴비로 바꾸는 시설도 갖췄다. 마시거나 씻을 물은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기에서 얻는다. 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도 있다.
스핑크스40에는 최대 10명이 머무를 수 있다. 식당과 거실, 사무공간이 갖춰져 있다. 텔레비전과 같은 편의장비도 실렸다.
소버린십은 설명자료를 통해 “전기모터의 힘으로 움직이는 배는 엔진을 쓰는 배보다 동력 기기가 덜 복잡하다”며 “선박의 유지·보수가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핑크스40의 가격은 42만달러(5억6000만원)로 정해질 예정이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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