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G7 정상회의] 원폭 韓희생자 위령비 참배… 尹 "기시다, 용기있는 행동"

김미경 2023. 5.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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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처음으로 공동 참배
기시다 "슬픈 경험 가슴 아파"
정상회담서 교류 의지 재확인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부인 기시다 유코 여사가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찾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피폭자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위원장의 착석을 도와주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한일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찾았다.

참배를 마친 뒤에는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으로 자리를 옮겨 5번째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간 우호·교류 의지를 재확인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7시 30분쯤 김건희 여사, 기시다 유코 여사와 함께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방문해 헌화하고 참배했다.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자, 한국 대통령으로서도 위령비 방문은 처음이다. 이번 공동 참배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기시다 총리가 제안해 이뤄졌다.

기시다 총리 부부는 이날 위령비 앞에 먼저 도착해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했다. 한국인 원폭 피해 동포인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과 권준오 한국원폭피해자대책특별위원회 등 10명도 함께했다.

기시다 총리는 검정 양복에 검정 군청색 계열 넥타이를 맸고, 유코 여사는 흰 재킷에 검정 원피스 차림이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모두 검정 정장을 착용했다.

양국 정상 부부는 악수하며 인사를 나눈 뒤 위령비 앞으로 이동했고, 위령비 앞에서 각각 꽃다발을 받은 후 헌화하고 약 10초간 묵념했다. 참배를 마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악수를 나누고 피해자들을 향해 목례한 뒤 평화기념공원 내 국제회의장으로 이동해 한일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방금 이곳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함께 참배했다. 양국 정상이 함께 참배하는 것은 최초이며, 한국 대통령이 위령비를 찾아 참배드린 것도 처음"이라며 "오늘 우리가 함께 참배한 것은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기시다 총리가 지난 7~8일 방한 당시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자들에게 위로와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해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신 총리님의 용기와 결단은 매우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추켜세웠다.

기시다 총리는 당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언급하며 "혹독한 환경에서 고통스럽고 슬픈 경험을 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도 "한일관계에서도,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이 회담 후에 다른 정상들과 합류해서 함께 평화 기념 자료관을 방문하고, 평화기념공원 위령비에 함께 기도를 올릴 수 있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과 올해중 벌써 3번째 한일정상회담을 갖는 것에 대해서도 "한일관계의 진전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양 정상의 공동 참배에 대해 "두 정상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고, 생존 피해자들에게도 위로의 뜻을 표시하는 한편 미래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한일 양국이 협력하자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그간 한일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보면 말 위주로 해왔다면 이번에는 실천을 한 것"이라고 평했다. 이 대변인은 "두 정상이 한일관계의 가슴 아픈 과거를 직시하고 치유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여전히 국내에 반일 감정을 이용해서 얄팍한 정치적 이익 얻으려는 세력이 있지만 이미 대다수 한국 국민, 일본 국민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중요하다는 데 대체적으로 합의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히로시마에 도착한 첫날인 지난 19일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동포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고 생각한다"며 "저와 기시다 총리는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겠다"고 말했다. 또 "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와서 우리 동포가 이런 슬픔과 고통을 겪는 그 현장에 고국이 함께 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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