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일 2분 회담, ‘중국 실종’ 더 뚜렷해진 윤석열 외교

한겨레 2023. 5. 21.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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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21일 한국·미국·일본 정상이 다시 만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등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번 한·미·일 회담은 고작 2분간의 짧은 회동에 그쳤지만, 한·미·일 일변도 외교로 중국 견제의 최전선으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방향은 이번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으로 더욱 뚜렷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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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 정상회의 참관국 정상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환담하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일본 히로시마에서 21일 한국·미국·일본 정상이 다시 만나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등을 심화하기로 했다. 이번 한·미·일 회담은 고작 2분간의 짧은 회동에 그쳤지만, 한·미·일 일변도 외교로 중국 견제의 최전선으로 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외교 방향은 이번 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으로 더욱 뚜렷해졌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3국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가기로 했고, 북한 미사일 경보 정보의 실시간 공유와 같은 3자 안보협력, 인도·태평양 전략에 관한 3자 공조 강화, 경제안보, 태평양 도서국에 대한 관여 등에서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북한 미사일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의 정보 공유와 군사 협력이 계속 진전되는 동시에, 미국과 일본이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두고 주도해온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국이 깊숙이 개입하는 상황이 분명해지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7월과 11월에 이어 이번까지 10개월 동안 세 차례나 열렸다. 다만 이번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 일정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깜짝 히로시마 방문 등으로 2분 동안 상견례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한·일 두 정상을 초청해, 조만간 워싱턴에서 다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한·미·일 밀착이 전례 없는 속도로 진행되면서, 미-중 경쟁 와중에 한국 외교가 미국 쪽으로 과도하게 기울고 있다. 이번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 나온 ‘정상 선언’은 중국-러시아를 견제하려는 내용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중국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한국·오스트레일리아, 신흥·개발도상국 등을 한데 묶어 광범위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구상도 담겨 있다. 한국은 회원국이 아니어서 공동성명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 주요 7개국 정상회의 동안 북한과 러시아를 “보편 가치와 국제 법치를 위반한 대표적 사례”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가치 외교’ 기조를 강조했다. 21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지뢰 제거 장비, 긴급후송차량 등 현재 우크라이나에 필요한 물품을 신속히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안보·공급망 재편 등에서 미·일과 협력 강화가 필요하지만, 윤 대통령이 과도하게 한·미·일 중심의 ‘가치 외교’에 외교력을 집중하고 ‘중국 외교’를 실종 상태로 만드는 상황은 매우 우려스럽다. 역대 경제부총리 등 원로 경제관료들도 최근 기획재정부가 공개한 영상 인터뷰에서 “중국과 등져서는 안 된다” “미국과 협조를 유지하고, 중국과도 경제 관계를 활용해 유연하게 충격을 줄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의 현실을 고려한 복합적인 외교를 해야 한다는 각계각층의 고언을 더는 외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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