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여야의 후쿠시마 아전인수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외전문가 초청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엔 핵물리학자 페렝 달노키베레스 미들베리국제대학원 교수가 참석했다. 그는 도쿄전력의 오염수 자료가 불완전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주장을 펼쳐온 대표적 인물이다. 다른 패널들도 대체로 오염수 방류에 문제를 제기해 온 인물이었다. 민주당 논리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토론회 참가자가 꾸려졌던 것이다.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에 '괴담 정치 선동'이라고 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지난 19일에는 국민의힘에서 기시감이 드는 장면이 펼쳐졌다. 국민의힘은 웨이드 앨리슨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앨리슨 교수는 "정화된 후쿠시마 오염수는 인체에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며 "정화기를 거친 후쿠시마 오염수를 직접 마셔볼 수도 있다"는 주장을 해왔다.
민주당의 토론회와 차별화하지 못한 국민의힘의 간담회에 아쉬움이 남는다. 연초 민주당의 토론회에 참석해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을 밝힌 달노키베레스 교수와 앨리슨 교수의 토론회를 열었다면 어땠을까. 굳이 달노키베레스 교수가 아니더라도 앨리슨 교수와 반대되는 주장을 펼쳐온 석학까지 초청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무엇이 괴담이고 무엇이 과학인지, 국민들이 양쪽 주장을 비교해볼 기회가 됐을 것이다. 앨리슨 교수 역시 '삼중수소가 체외로 전부 배출되지 않으며 체내 세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국내 학자의 지적도 있었다'는 국내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말씀을 하신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21일 일본으로 출국한 후쿠시마 시찰단은 25일까지 오염수 정화와 처리 과정을 점검한다.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출국하며 "그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과학적인 근거와 기준을 갖고 안전성을 계속 확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대로 시찰단이 오염수 방류 과정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국민들을 안심시키길 바란다. 국민들을 혼란에 빠뜨리는 건 후쿠시마 오염수라기보다 정치권의 '후쿠시마 아전인수'다.
[신유경 정치부 softs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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