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첫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 열린다···‘주 69시간’ 문제 논의

김지환 기자 2023. 5.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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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사회적 대화 정상화’는 미지수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4일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대회의실에서 열린 취임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첫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가 열린다. 4자 대표가 모여 우선 ‘주 69시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간담회가 향후 본격적인 사회적 대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21일 노사정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 등 4자 대표가 26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경사노위에 모여 간담회를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이번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는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번 간담회 논의 주제는 주 69시간 노동 논란을 빚은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 방안이다. 이정식 장관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지난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사노위 일정을 봐야겠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노동시간 개편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한다는 게 기본 전제”라고 말했다.

노동시간 개편 방안을 두고 노사정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 개편안 보완이 아니라 폐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현 시점에서 개편안 폐기를 하면 정책 실패를 자인하는 꼴이어서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 노동부는 시민 6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노사정 대표자들은 향후 간담회를 정례화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노동부는 간담회를 정례화한 뒤 박근혜 정부 때처럼 본격적인 사회적 대화 테이블을 마련하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 구상을 입법화하려면 노사정 합의라는 명분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개점휴업 상태라는 비판을 받는 경사노위 역시 간담회 정례화에 관한 의지가 강하다.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 수위를 고려하면 현재로선 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 정상화는 어려워 보인다. 한국노총은 윤석열 정부가 노사법치주의를 명분으로 ‘노조 때리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기조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노총은 또 경사노위가 노사 당사자 없이 전문가 위주로만 꾸린 ‘노동개혁’ 자문기구를 운영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

건설노동자 양회동씨가 지난 1일 분신 이후 하루 만에 숨지면서 노·정 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다. 최저임금 논의, 7월 민주노총 총파업 등의 일정도 노·정 대립을 격화시킬 수 있는 불씨다. 한국노총은 앞으로 정부가 어떤 카드를 제시하는지를 보고 본격적으로 사회적 대화에 참여할지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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