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맏언니 서효원의 다짐…세계선수권 8강 한 번 더

서효원(36·한국마사회)은 요즈음 탁구라켓을 잡을 때 눈빛이 달라진다. 해맑은 표정이 트레이드마크였던 서효원의 변화는 흐르는 세월에 질 수 없다는 각오가 영향을 미쳤다.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맏언니’로 불리는 게 익숙해진 그는 “항상 오늘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뛴다”며 “몸 상태가 전성기와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내가 갈고 닦은 기술은 지금이 더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살 넘게 어린 선수들을 이끌려면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효원의 남다른 눈빛은 지난 20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2023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1회전(128강)에서 잘 드러났다.
그는 브라질의 다카하시 브루나를 만나 4-2(11-3 6-11 8-11 11-8 11-2 11-9)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보통 수비전형 선수들은 흐름을 내주면 뒤집기가 쉽지 않은데, 1-2로 끌려가던 4게임부터 짜릿한 재역전극을 썼다.
세계랭킹 45위인 서효원은 “상대가 랭킹(37위)도 높고 어려운 선수인데 상대가 잘 치는 볼을 막아내면서 흐름을 되찾았다”고 웃었다.
서효원은 올림픽 다음의 권위를 자랑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경험의 힘을 확인하고 있다. 10년 전인 파리 대회에선 단식 16강에 그쳤던 그가 2021년 휴스턴 대회에선 자신의 최고 성적인 8강으로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또 서효원은 2018년 단체전으로 열린 할름스타드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추억도 갖고 있다.
서효원은 “사실 (작은) 부상이 있지만 내 기술을 조금 더 정확하게 구사하고, 몸놀림도 빠르게 가져가면 된다는 생각”이라며 “일단 2년 전 제가 이룬 성적을 다시 한 번 더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오광헌 여자탁구대표팀 감독은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아직 마지막은 아니지만) 본인의 남다른 의지가 후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효원은 이번 대회에서 두 사람을 롤 모델로 내달리고 있다. 관리 측면에선 자신에 앞서 수비 전형의 대명사였던 김경아 대한한공 코치, 성적에선 주세혁 남자탁구대표팀 감독이다. 서효원은 “김 코치님을 보면서 나도 오래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주 감독님은 200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로 목표 의식을 주셨다”며 “이번 대회에서도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목표를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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