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잃어보니 더 소중"..'택배기사' 김우빈의 변화 [★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2023. 5. 2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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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우빈은 극 중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인물이자 낮에는 생존을 위한 산소와 생필품을 전달하고, 밤에는 세상의 질서를 바꾸려는 기사(Knight)로 변해 천명그룹의 비밀을 파고드는 인물 '5-8'을 맡아 활약했다. / 사진제공 = 넷플릭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첫 데뷔와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지금, 연기를 대하는 마음은 같지만, 김우빈에게는 변화가 생겼다. 비인두암 투병 이후 당연한 것들에 대해 소중함을 느낀 배우 김우빈은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17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의 배우 김우빈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

공개 후 단 3일 만에 3122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TV(비영어) 부문 1위에 올라섰다. 이에 김우빈은 "기대를 많이 안 해야 실망을 안 하니까 기대를 안 하려고 노력했다.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많은 분들께 소개시켜드리자는 게 목표였는데 많이 봐주셔서 놀랐다. 배우들도 너무 좋아하고 있고, 감사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우빈은 '택배기사'에서 택배기사 랭킹 1위 5-8 역을 맡았다. 5-8은 오염된 대기와 헌터들의 공격을 뚫고 신선한 산소와 음식, 생필품을 배달하는 전설의 택배기사. 헌터들이 그의 쉬는 날을 노릴 정도로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5-8은 밤이 되면 몇몇의 택배기사들과 함께 난민들을 돕는 기사(Knight)로 활동하는 인물이다.

이날 김우빈은 '택배기사'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먼저 '마스터' 이후 조의석 감독님과 다시 만날 수 있는 게 참 좋았다. 당시만 해도 우리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니까 대본을 읽어봤는데 어쩌면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흥미로웠고, 궁금하더라"라며 "또 캐릭터들이 다 살아있다는 걸 느꼈고, 5-8 캐릭터가 궁금해서 함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음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는 대본이 4부까지 나와 있었는데 감독님이 믿어달라고 했다. 이전에 같이 작업했을 때 좋은 기억과 믿음이 있었고, 함께하는 과정도 즐거웠다. 감독님과는 많은 대화를 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우빈은 극 중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인물이자 낮에는 생존을 위한 산소와 생필품을 전달하고, 밤에는 세상의 질서를 바꾸려는 기사(Knight)로 변해 천명그룹의 비밀을 파고드는 인물 '5-8'을 맡아 활약했다. / 사진제공 = 넷플릭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이어 작품에 등장하는 흡연신은 모두 CG(컴퓨터 그래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피우는 것보다 어색하긴 한데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5-8이 담배를 자주 피우는 인물이더라"라며 "감독님께서 이 설정은 빼겠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제가 보기에도 5-8과 담배가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감독님께 '만약 이게 CG로 가능하다면, 연기를 해보겠다'라고 했고, 연기가 있는 걸 지우는 건 어려운데 없는 걸 만드는 건 쉽다고 하더라. 불을 붙이지 않은 모형 담배로 연기를 했다"며 "담배 연기의 타이밍, 재를 털어내는 타이밍까지 계산하면서 나름 재밌게 연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보시면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을까 봐 우려스러운 마음이 있었다"면서 "실제로 아버지도 공개 후에 담배 장면을 보고 놀라셨다고 하시더라. 흡연신은 CG라고 미리 말씀드렸는데 워낙 잘 구현해 주셔서 '몸에 안 좋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셨다고 하더라"라고 전했다.

액션신이 많은 만큼 체력적인 부담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몸 상태가 좋아진 김우빈은 대부분의 액션신을 대역 없이 소화했다. 그는 "'택배기사' 이전에 1년 반 동안 다른 작품을 찍었고, 이어서 바로 촬영을 해야 했기 때문에 걱정했다"면서도 "다행히 너무 체력이 좋아져서 즐겁게 촬영했고, 스태프분들도 힘들지 않도록 스케줄을 조정해 주시면서 도와주셔서 무리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액션은 다 힘들다. 한 컷 한 컷 다 많은 사람이 힘을 합쳐서 만들어야 하는데 '마스터'에서 호흡을 맞췄던 형들과 함께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액션신은 리액션이 중요하니까 어설프게 쳐도 잘 받아줬기 때문에 좋은 장면들이 많이 나왔다"며 "기억에 남는 장면에 대해서는 과거의 액션이 현재와는 달랐으면 했다. 과거에는 경험이 부족해서 투박하고, 거칠고, 날것 같지만 그 상황과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잘 담겨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몸을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김우빈은 역할을 잘 표현하기 위해 전사를 고민했다. 그는 "5-8은 난민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버림받고, 세상에 대한 분노가 있고 아픔이 있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사람인 것 같다. 촬영할 때도 그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생각한 5-8의 전사가 많은데 난민의 자식으로 태어나서 부모님은 식량을 구하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남들은 그를 김정도라고 부르지만, 부모한테도 이름을 들어본 적 없기 때문에 애정도 없고 그렇게 부르는 것도 싫어해서 이름이 없는 인간처럼 살았을 것 같았다"며 "밝은 부모의 영향인지, 사람들과 잘 지냈지만 조금 전까지 동료였던 사람들이 한순간에 적이 되는 순간들이 반복되면서 상처받고, 아파하고, 점점 자신을 드러내지 않게 된 것 같다. 그러면서도 뚝딱할배(김의성 분)를 통해 어른이란 이런 존재라는 걸 알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역할을 믿어야 시청자들을 설득할 수 있다. 디테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한에서 작은 걸 상상하려고 했고, 헷갈리면 감독님께 물어보기도 했다"며 "목소리 톤이나 외모 등 멋있어지려고 연기하지는 않는다. 외적인 모습보다는 5-8의 존재와 행동의 이유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배우 김우빈이 17일 오후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택배기사' 관련 인터뷰를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우빈은 극 중 막강한 전투 실력을 가진 인물이자 낮에는 생존을 위한 산소와 생필품을 전달하고, 밤에는 세상의 질서를 바꾸려는 기사(Knight)로 변해 천명그룹의 비밀을 파고드는 인물 '5-8'을 맡아 활약했다. / 사진제공 = 넷플릭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앞서 김우빈은 비인두암 투병으로 활동을 중단했고, 완치 후 6년 만에 복귀한 바 있다. 그는 "투병 이후 작품에 대한 마음은 같다. 어떤 작품이든 제가 할 수 있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감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 투병 이전에는 제가 세상에서 제일 건강한 줄 알고 남들 영양제 다 챙겨주면서 저는 안 먹었다. 근데 당연하게 생각했던 걸 잃어보니까 그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됐고, 더 감사하게 잘 지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쉬는 기간 너무 많은 응원과 힘을 받아서 도움이 많이 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힘이 됐던 건 '우빈 씨 나도 투병했는데 지금 너무 건강해'라는 말이었다.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면 안 좋은 이야기도 많으니까 걱정하게 될 때가 많은데 건강해졌다는 말을 들으면서 힘이 많이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때 처음으로 가족 이외에 존재 자체만으로 힘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걸 느꼈다"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건강을 잘 유지해서 제 위치에서 제 할 일을 열심히 하면 비인두암 환우분들은 제가 건강하다는 이유만으로 힘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더 열심히 건강 관리를 하고 있다. 더 많은 분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우빈은 "투병하면서 지나온 시간을 생각하게 되는데 속상했던 건 저한테는 일이 전부였더라. 쉴 때도 일 생각만 하고, 제 삶이 없었던 것 같다. 당시에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나를 찾아야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지금은 제 삶이 더 중요하다. 이건 직업이라고 생각하고, 예전에는 밤 신이 있으면 그 신에 맞춰 밤낮을 바꿨는데 이제는 최대한 제 삶의 루틴과 리듬을 깨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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