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논란’ 김남국에 민주당 '흔들'…P2E 업계로도 불똥 [한주의 여의도 스케치]

이천종 2023. 5. 20.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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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정치는 말이다. 언론은 정치인의 입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누가, 왜 이 시점에 그런 발언을 했느냐를 두고 뉴스가 쏟아진다. 권력자는 말이 갖는 힘을 안다. 대통령, 대선 주자, 여야 대표 등은 메시지 관리에 사활을 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대에는 올리는 문장의 토씨 하나에도 적잖이 공을 들인다. 하여 정치인의 말과 동선을 중심으로 여의도를 톺아보면 권력의 지향점이 보인다.
 
이번주엔 정치,사회,경제분야 전체를 통틀어 ‘김남국’을 키워드로 한 뉴스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20일 언론진흥재단 뉴스 빅데이터 분석시스템인 ‘빅카인즈’의 주간 이슈(5월15일~5월10일)를 보면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및 투자 논란 관련 뉴스가 가장 많이 출고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남국 의원. 뉴스1
5월15일에는 <‘코인 보유 논란’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다룬 뉴스가 321건, 16일에는 <검찰, 김남국 코인 거래내역 확보>를 다룬 뉴스가 353건, 18일에는 <윤리위서 ‘코인의혹 김남국’ 공방>을 다룬 소식이 201건으로 각각 1위를 기록했다.

5월17일에는 <'코인 논란' 김남국 징계안 논의 주목>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304건, 5월19일에는 <‘김남국 제소’ 두고 친명·비명 온도차>를 다룬 뉴스가 105건으로 각각 2위로 파악됐다. 김남국 의원 거액의 코인 투자 및 보유를 둘러싼 의혹은 정치 뿐 아니라 경제, 사회적으로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 지지 철회하는 ‘2030’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불거진 이번 사태가 민주당에 대형 악재라는 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당내에서는 앞서 불거진 ‘돈봉투’ 사태의 파괴력보다 더 심각하다고 여기는 의원들이 적잖다.

김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인데다 2030세대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코인’과 ‘위선’ 이슈를 건드려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해 기준으로 가상화폐 투자자(558만명) 중 2030세대 비율은 대략 55%에 달한다(더불어민주당 김한정 의원실 자료)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최근 가상화폐 시장 침체와 맞물려 적잖은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서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뉴스1
이들 입장에서 가난한 이미지로 자신을 포장하던 김 의원의 거액 코인 투자 및 보유, 거기서 거둔 상당한 규모의 수익을 지켜보는 건 상대적 박탈감을 넘어 분노일 수 있다.

여당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 때처럼 ‘위선 프레임’을 빼들고 압박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후원금을 구걸하며 보여준 ‘약자 코스프레’의 이중성에 입을 못 다물고 있다”(유상범 수석대변인)거나 “구멍 난 3만원짜리 운동화를 신는다더니 역시 민주당의 내로남불 DNA”(전주혜 원내대변인)라는 비판은 2030세대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2030세대의 분노는 여론조사 추이에 나타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5월3주차 여론조사에서 30대의 민주당 지지율은 25%로 나타났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5월2주차(9~11일) 조사에서 30대의 민주당 지지율(33%) 보다 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5월1주차(2~4일) 조사에서의 30대 민주당 지지율(42%)과 비교하면 1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가 지난 17일 국회 의안과에 거액의 가상자산(암호화폐) 보유 논란 김남국 의원의 징계안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민주당 내에서는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관점, 해법 등에서 친이재명계(친명계)와 비이재명계(비명계)간 온도차가 확연하다.

민주당 내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 ‘처럼회’와 이재명 대표 강성지지층인 ‘개딸’은 검찰발 마녀사냥식 공세라며 김남국 의원을 두둔하는듯한 행보를 보인다. 당 지도부도 탈당한 김남국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제소로 수습을 시도하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은 김남국 의원을 감싸는 처럼회 의원들에 눈총을 보내면서 당 지도부의 대응 방식의 타이밍과 수위 등에 대해서도 이견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돈봉투 의혹 수사가 진행중인 와중에 터진 이번 사태의 불길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내년 총선에서 초대형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데는 친명계든 비명계든 모두 공감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중도층과 2030세대의 표심을 다잡을 수 있는 당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방법론이다.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재명 사퇴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대세는 아니다. 이른바 대안 부재론이다. 이재명 대표를 대체할 카드가 마땅찮다는 것이다. 관건은 공천과 선거 지형이다. 친명계든 비명계든 자신의 공천이 보장되거나 선거에서 유리한 상황에 배팅할 공산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연합뉴스
◆검찰 수사 속도내나...P2E(Play to Earn)업계로 불똥

지금까지 불거진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자 및 보유를 둘러싼 의혹은 대체로 도덕성 논란과 정치적 위선 시비였다. 그럼에도 정치적 파장은 ‘조국 사태’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확산했다.

이번 사태가 초대형 게이트로 번질지, 김남국 의원 개인의 도덕성 및 자질시비(국회 상임위 중간에 코인 거래)정도에서 종결될지는 검찰 수사에 달렸다.

검찰은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카카오의 블록체인 관련사를 압수수색하면서 김 의원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가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조세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 세 가지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게임학회에서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하는 입법로비의 실체가 드러나면 뇌물 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다.
국민의힘 김성원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장 등 의원들이 지난 19일 경기 성남 위메이드 본사 앞에서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위믹스 등 가상자산 보유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김남국 의원의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위믹스’ 보유 논란과 관련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이 “본질은 김남국 의원 개인과 코인이 아니라,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업계의 입법로비”라고 거듭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서 한국게임학회가 주최한 ‘위믹스발 코인게이트, 원인과 대안을 모색한다’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위 학회장은 지난 10일 게임학회 명의 성명에서도 “몇 년 전부터 P2E 업체와 협회, 단체가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 하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주장하며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의 위믹스 투자 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런 주장에 게임사 위메이드는 지난 17일 위 학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19일 여당 의원들의 위메이드 현장방문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김남국 의원을 몰랐고 (김 의원의) 그런 거래에 대해 몰랐다. 이상거래 보고도 없었다”며 “유저들에게 한국 게임산업법상 P2E 게임 규제가 모순됐다는 건 알렸지만, 사업 활성화를 위해 의원을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위메이드 본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2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한국게임산업협회도 공식 입장문을 통해 “위정현 교수는 한국게임학회장의 지위를 이용해 ‘그런 소문을 들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렇게 느껴왔다’는 말로 연일 실체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대해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천종 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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