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병 이후 더 깊어져"..'택배기사' 조의석 감독, 김우빈 향한 신뢰[★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2023. 5.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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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조의석 감독 / 사진=넷플릭스
'택배기사'를 통해 첫 시리즈물에 도전한 조의석 감독이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디스토피아에서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특히 '마스터' 이후 다시 만난 김우빈에 대한 신뢰를 더해서다.

15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택배기사'의 조의석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택배기사'는 극심한 대기 오염으로 산소호흡기 없이는 살 수 없는 미래의 한반도, 전설의 택배기사 '5-8'(김우빈 분)과 난민 '사월'(강유석 분)이 새로운 세상을 지배하는 천명그룹에 맞서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으로, 탄탄한 스토리 구성과 세련된 영상미, 액션 카타르시스를 선사해 온 '마스터', '감시자들'의 조의석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조의석 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택배기사'를 만나게 됐다. 그는 "해외 로케가 60~70% 정도 되는 영화를 기획 중이었는데 못 찍게 됐다. 그때 제작사 대표님께 '택배기사' 대본을 받고 호기심을 느껴서 시작하게 됐다"며 "일주일 정도 '잘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하다가 각색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는 원작의 세계관을 가져왔고, 거기서 개발했다. 난민은 강남에 살고, 선택된 1%는 지하로 내려가서 사는 아이러니를 표현하고 싶었다. 두 명의 작가와 함께 각색하면서 필터링이 많이 됐다. 워낙 디스토피아 물이 많으니까 영향을 아예 안 받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국적인 디스토피아 물로 진화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매드맥스'나 '헝거게임'에 대해 생각했고, 은연중에 그런 모습이 녹아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조의석 감독 / 사진=넷플릭스
가장 공들인 장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의석 감독은 "아무래도 카체이싱 장면에 신경 썼다. 또 류석(송승헌 분)의 아버지 방도 블루 스크린을 대고 찍은 건데 CCTV 화면이 많이 나오는 게 난도가 높았던 것 같다. 그런 걸 찍기 위해 소스를 찍는 과정이 힘들었고, 사막화된 서울을 표현하기 위해 다른 제작진들이 몽골에 가서 소스를 찍어왔다. 버스 타고 10시간을 넘게 들어가서 모래 언덕, 하늘을 찍어왔다. 그걸 잘라서 가져다 쓴 거다. 제작비도 상당 부분 투입됐고, 완성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조의석 감독은 "원작은 사월이가 여자인 캐릭터인데 남자로 바꿨고, 블랙 나이트라는 집단을 만들어냈다. 원작 작가님께 각색 방향에 대해 여쭤봤을 때 마음대로 하라고 하셨다. 원작이 웹툰이다 보니까 다양한 캐릭터와 방대한 이야기가 있었는데 압축시키는 과정에서 5-8의 매력을 좀 더 끌어올리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를 남자로 바꾼 데 대해서는 "사월이가 여자인 캐릭터인데 각색하면서 남자로 바꿨다. 가장 큰 고민이었는데 기획 방향에서 회의를 하는데 사월이 여자로 나오면 5-8과 사월이가 멜로 느낌으로 비칠 것 같더라. 제가 제일 자신 없는 장르가 멜로, 에로다. 자신이 없어서 제작사에 말씀드렸고, 원작 작가님도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고 설명했다.

캐스팅 과정에서도 가장 많은 고민을 거친 캐릭터 역시 사월이었다. 조 감독은 "많은 분들의 오디션을 보고, 미팅을 가졌는데 두 분이 남은 상황에서 끝까지 고민이 되더라. 근데 강유석 배우가 해석한 사월이 작품과 더 어울리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가장 늦게 결정한 역할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떻게 보면 사월의 성장 드라마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단순하고, 귀여운 느낌이 묻어나면서도 활어 같이 팔딱팔딱 뛰는 느낌이 필요했다"며 "네 번째 촬영에서 강유석 배우가 제가 생각한 사월로 보이더라. 그 얘기를 해줬더니 더 신나서 연기를 잘했다. 감정의 포인트는 잡아준 부분이 있는데 스스로 캐릭터를 잘 해석해서 리허설 때 제가 생각한 느낌대로 해줬다"고 만족스러움을 표현했다.

조의석 감독 / 사진=넷플릭스
또한 '마스터'에 이어 다시 한번 김우빈과 호흡을 맞추게 된 조의석 감독은 "확실히 한 번 했던 배우들이 편하긴 하다. '마스터'도 관객들이 사랑해 주셨기 때문에 그 뒤로 배우들이랑 관계가 좋았다. 또 김우빈은 그 나이대 중 가장 중요한 자산인 배우다. (비인두암 투병으로) 아팠었는데 회복이 잘 돼서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제안했고, 우빈 씨도 첫 미팅에서 저와 한 번 더 하고 싶었다고 얘기해서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 단계에서 액션이 많으니까 대역을 쓰자는 얘기를 했는데 우빈이가 몸이 조금씩 좋아지면서 '내가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하더라. 너무 위험한 장면이 아니면 다 본인이 직접 한 거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김우빈에 대한 깊은 신뢰를 드러낸 조의석 감독은 "믿고 있었다. 투병 이후에 눈이 더 깊어지고, 목소리가 더 좋아졌다. 그게 5-8 캐릭터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라고 칭찬했다.

또한 흡연신은 100% CG(컴퓨터 그래픽)라고. 그는 "5-8이 흡연하는 장면을 버리기가 싫더라. 그래서 조심스럽게 '담배를 피워야 딱 맞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더니 본인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꽁초를 잘라서 담배를 피우는 연기만 하고, 불이나 연기는 다 CG로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작품에 대한 불호의 반응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는 조의석 감독은 "연출자로서 부족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따지자면 다 아쉽다. 더 잘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드는데 특히 호흡에 관한 부분이 그렇다. 영화 같은 템포를 가져갔어야 했는데 시리즈라는 생각에 몰두했던 것 같다. 각 에피소드의 시간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거기서 호흡을 조금 느리게 가져간 부분이 좀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택배기사'를 통해 첫 시리즈물에 도전하게 된 조의석 감독은 다음 작품도 시리즈물에 도전한다. 그는 "체력적으로는 영화 두 편 찍은 기분이다. 에피소드마다 기승전결이 있어야 하고, 다음 회를 볼 수 있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게 힘들었다"면서 "저는 영화감독이니까 영화가 더 편한 것 같다.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시리즈물에 매력이 있어서 둘 다 병행하면서 하고 싶다. 다음 작품도 시리즈물인데 이제 운동을 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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