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 '15억' 수원 전세사기범, 구속영장 기각

경기 수원지역에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경기 수원지역에서 전세 사기 행각을 벌인 40대 남성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19일 뉴스1에 따르면 수원지법 김은구 연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사기 혐의로 A씨(45)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 구속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A씨는 임대인으로 2019~2021년 수원시 권선구 소재 다세대주택 보유하면서 임차인 11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각 임차인은 1억2000만원~1억5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으며 A씨가 가로챈 금액은 약 1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친척인 B씨와 공동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피해자는 B씨와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B씨는 2021년 7월 서울회생법원에 파산 신고를 했고 법원은 같은 해 11월 건물 강제경매 개시 결정을 내렸다. 이후 건물이 경매로 넘어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 피해자들은 이듬해 2월 A씨와 B씨를 각각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소재 위치를 파악한 B씨에게 여러 차례 출석 통보서를 보내 소환조사를 벌였으나 A씨는 잠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지난 1월 A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한 끝에 지난 16일 타지역에 거주 중인 A씨를 주거지에서 검거했다.

경찰은 A씨가 임차인 11명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가능성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속이고 임대차 계약을 맺는 등 기망한 것으로 봤다. 경찰은 불구속 상태인 A씨를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한편, 이와 별개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한 또 다른 피해자가 1명 더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계산하면 A씨로부터 당한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액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5월 권선구 소재 한 다세대주택에 살았던 피해자 C씨는 보증금 1억8100여만원 중 A씨로부터 8100여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같은 달 6일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경찰은 '범죄 혐의를 인정할 만한 정황이 파악되지 않았으며 민사상 법률관계라는 점으로 판단해 사건을 각하한다'는 취지로 불송치 사유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의 보완 수사 요청은 물론, 각하 결정 통지서를 받은 C씨도 당시 수사에 대한 이의제기 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여러 가지 각하 사유가 복합적으로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홍효진 기자 hyos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