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명→독립리그→육성입단→7년 만의 데뷔…두산 김호준, 일단 '가능성' 보였다 [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박승환 기자] 7년 만의 감격적인 콜업. 두산 베어스 김호준이 데뷔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선보였다.
김호준은 1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 간 시즌 4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성적은 1이닝 동안 투구수 22구,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성남성일중-안상공고를 졸업한 김호준은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학창시절 내내 잡고 있었던 야구공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고, 독립야구단 파주챌린저스에서 프로의 꿈을 키워갔다. 그리고 2017시즌이 종료된 후 두산과 육성 계약을 맺으면서 마침내 프로 무대를 밟게 됐다.
우여곡절 속에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지만, 1군 무대를 밟는 과정 또한 순탄치 않았다. 김호준은 입단 첫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48경기에 등판해 4승 1패 4홀드 5세이브 평균자책점 3.30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1군의 부름을 받지는 못했다. 그렇게 무려 7년의 시간이 흘렀고, 19일 김강률을 대신해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았다.
이승엽 감독은 19일 경기에 앞서 "김호준은 구위가 좋은 편이지만 항상 제구가 문제였다. 그러나 퓨처스리그에서 제구력이 많이 좋아졌고, 불펜 쪽에서는 가장 구위가 좋다는 보고를 받아서 콜업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김호준은 좌완 투수로 최고 구속은 146km.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보유하고 있다. 올 시즌에는 13경기에 나서 1승 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 중이고, 퓨처스리그 5시즌 통산 성적은 130경기에 등판해 6승 8패 1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47을 마크하고 있다.
김호준은 경기에 앞서 "어제(18일) 연락을 받고 얼떨떨했다.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은지 7년 만에 첫 1군 등록인데, 기분도 좋고 설렌다"며 "2군에서 잘 준비해서 올라온 만큼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1군 등록과 동시에 데뷔전까지 치를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김호준은 1-6으로 패색이 짙어진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출발은 좋았다. 김호준은 선두타자 손민석에게 초구 143km 직구를 던져 파울을 유도한 뒤 2구째 146km 직구를 통해 1루수 땅볼 유도에 성공하며 1군 데뷔 첫 번째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후 투구가 조금 불안했다.
김호준은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민석에게 4구째 142km 직구를 공략당해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내준 후 강백호를 상대로 볼넷을 내주며 1, 2루 실점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금방 안정을 찾았다. 김호준은 후속타자 김민혁과 5구 승부 끝에 129km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고, 이날 3안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던 문상철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물론 제구 면에서는 더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 하지만 김호준은 이날 최고 146km 직구(14구)와 슬라이더(8구)를 섞어 던지며 7년 만의 첫 1군 데뷔전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제부터는 생존싸움. 과연 김호준이 감격적인 콜업과 데뷔전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두산 베어스 김호준. 사진 = 두산 베어스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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