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중앙아 5개국 "안보위협 공동대응·무역규모 전면제고"
외교장관채널 등 협력 플랫폼 19개 확보…협력문서 9건 채택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19일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하고, 무역 규모를 대폭 확대하기로 하는 등 전방위적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5개국 정상은 19일 중국 시안에서 막을 내린 제1회 중국-중앙아시아 정상회의 논의 결과를 담은 15개 항 '시안 선언'에서 "더욱 긴밀한 중국-중앙아 운명공동체를 힘 합쳐 구축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선언은 안보 협력과 관련, "중점 프로젝트, 대형 이벤트의 안전 보장 경험의 교류를 강화하고, 전략적 협력 프로젝트의 안전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보장하고, 안보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진핑 주석은 이날 정상회의 기조연설에서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법 집행과 안보·방위 능력 건설을 강화하도록 돕고, 각국이 자주적으로 지역 안보를 수호하고 테러 세력에 맞서도록 지원하며, 사이버 안보 협력을 전개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선언은 또 "각 측은 서로의 핵심 이익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상호 이해와 지원을 재차 밝힌다"며 "중국은 중앙아시아 국가들이 선택한 발전 경로를 확고히 지지하고 각국이 국가의 독립, 주권과 영토 완전성을 수호하고, 각 측이 채택한 각항의 독립·자주적인 대내외 정책을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그러면서 "합법 정권 파괴와 '색깔 혁명(권위주의 정권 국가에서 서방 주도로 일어나는 민주주의 개혁 운동)' 책동에 결연히 반대하고, 어떠한 형태와 구실로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선언은 시진핑 주석의 핵심 대외 어젠다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중앙아시아 각국의 발전 전략 간에 연계를 강화하기로 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아울러 무역 규모의 전면적 제고, 철도 및 도로 건설 및 업그레이드, 에너지 발전 파트너십 구축, 기존 에너지 및 친환경 에너지 관련 협력 강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관련 협력 심화 등에도 6개국 정상은 합의했다.
중앙아 국가 정상들은 시 주석이 기존에 제안한 글로벌 안보·발전·문명 등 3대 이니셔티브를 높이 평가하고, 적극 실행하길 원한다고 선언에서 밝혔다.
또 각국은 유엔 헌장의 취지와 원칙 준수를 재확인하고, 각국의 영토 완전성과 주권의 훼손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선언은 밝혔다.
이와 별개로 주최국인 중국은 54개 항으로 구성된 '중국-중앙아 정상회의 성과 목록'을 공개했다. 목록에는 '외교장관회담 메커니즘' 등 6개국의 협력을 위한 19개 플랫폼과 정상회의 틀 안에서 채택한 '산업 및 투자 협력 양해 비망록' 등 9개 문서 제목도 적시됐다.
이 같은 중국과 중앙아 5개국의 전면적 협력 합의는 중앙아시아에 절대적 영향력을 행사해온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늪에 빠진 상황과,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최대한 우군 세력을 확대하고 다지려는 중국의 의지가 맞아떨어지면서 이뤄졌다는 것이 외교가의 평가다.
중국은 자국 서쪽에 위치한 국가들과의 협력 제고를 통해 서부 국경 안보를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또 산유국인 카자흐스탄, 천연가스 부국인 우즈베키스탄 등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에너지 안보를 한층 더 다질 수 있게 됐다.
또 러시아가 자신들과 같은 구소련 출신 독립국의 하나인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것을 목도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안보 부문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보완하거나 유사시 대체할 중국이라는 파트너를 '보험'으로 여기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중앙아 각국은 자원 및 농산물 수출과 상품 교역 확대를 통한 대중국 경제적 실리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과 중앙아 국가들의 자체 발전을 돕기 위해 앞으로 총 260억 위안(약 4조9천억원)의 융자 지원과 무상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기조연설에서 밝혔다.
또 중국과 중앙아시아 5개국은 정상회의를 격년제로 정례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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