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자 시선으로세상의 ‘경계’ 넘다[책과 삶]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김상욱 지음
바다출판사 | 404쪽 | 1만7800원
한 소년이 있었다. 호기심 넘치는 소년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싶었다. 고등학교 시절 <양자역학의 세계>라는 책을 읽고 물리학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는 자신이 오랜 시간 ‘물리제국주의자’였다고 고백한다. 세상을 이해하는 데 문학이나 철학, 예술은 필요없고 오로지 물리학만 있으면 된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이 되었을 때 그것이 착각이었음을 깨달았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은 이런 솔직한 고백으로 시작된다. 예능 프로그램 <알쓸인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인간 잡학사전)으로 잘 알려진 물리학자 김상욱이 5년 만에 내놓은 단독 저서다.
책을 쓴 동기에 대해 “물리학자의 시각으로 경계를 넘어 세상 모든 것을 이해해보고자 노력했다”고 그는 설명한다. 윤동주 시인의 시집에서 영감을 받은 책 제목에도 이 같은 저자의 마음이 담겨 있다.
물리학자의 책답게 이야기는 ‘원자’에서 출발한다. 만물은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물리는 원자를 다루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어 우주에 존재하는 중요한 무생물인 별과 행성을 지나 생명과 그 진화를 다루고 인간으로 나아간다. 저자는 원자(물리학)에서 시작해 분자로, 물질(화학)로, 생명(생명학)으로, 인간으로 층위를 오가며 “모든 것은 원자로 되어 있다”는 문장의 의미를 그려나간다. 관련 없어보이는 학문들이 어떻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도 알기 쉽게 풀어낸다.
본격적인 과학서라 할 수 있다. 양자역학을 비롯한 과학 지식들은 비전공자인 독자들을 아찔하게 만들기 충분하지만,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담긴 에세이가 중간중간 끼어들며 이를 중화한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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