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부스가 뭐예요?”…5년간 사용은 ‘0건’, 철거 검토까지
[KBS 제주] [앵커]
위급 상황에 급히 몸을 피하고 구조를 요청할 수 있는 공간인 '안심부스'라고 들어보셨습니까?
5년 전 제주시내 두 곳에 설치돼 지금까지 5천만 원 상당의 예산을 들였지만,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아예 무용지물이 돼 철거까지 검토할 처지입니다.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청 인근 대로변에 설치된 노랗고 네모난 부스.
누구나 위급상황 때 안으로 들어가 비상벨을 누르면 문이 닫히는 안심부스입니다.
112상황실과 실시간 통화가 가능해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제주시가 이곳과 연동 두 곳에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5년 동안 이용 실적은 한 차례도 없습니다.
[윤지영/제주시 화북동 : "그냥 지나쳐서 '어 저게 뭐지.' 이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제주시 연동에 설치된 안심부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치안 분야 위험지역에 설치했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이용건은 없습니다.
[이하자/제주시 노형동 : "(안심부스) 처음 들어봤어요. 이런 거는 좀 으슥하고 위험한 지역 그런데 설치했으면 좋겠어요. 너무 행정력 낭비하는 것도 같고…."]
관리는 가관입니다.
통신요금과 유지보수 비용 등으로 해마다 백여만 원씩 들였다는 것과 달리 지금은 아예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안심부스에 들어가 비상벨을 눌러보겠습니다.
비상벨을 눌렀는데도 경고등이 작동하지 않고 출입문도 닫히지 않습니다.
누군가 폐박스를 가득 버려놓고 가는 애물단지로 전락했을 정도입니다.
뾰족한 활용 대책도 없어 철거까지 검토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박춘호/제주시 안전총괄과장 : "(안심부스) 안에 시설들이 노후화돼 누전이 발생할 우려도 있고. 그쪽은 전기를 차단해놓은 상태였습니다. 5년간 사용 빈도라든가 활용도가 없다고 지금 판단되고 있습니다."]
설치만으로도 범죄 예방 효과가 있다던 제주 안심부스 사업, 지금까지 5천만 원 상당의 세금이 들어갔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한창희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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