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대반격’ 언제? CNN “모호함이 전략”
미 당국 “공격 환경 만들기 시작”
젤렌스키도 “곧 일어날 것” 답변
임박했다는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언제, 어떻게 개시될지를 두고 관측이 분분한 가운데 이 같은 모호함이 사실은 전략일 수 있다고 CNN이 18일(현지시간) 분석했다.
CNN은 최근 5주 동안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을 취재한 결과, 대반격이 사실상 지난 4월 말부터 진행 중이라고 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군사 목표물에 대한 정밀 폭격, 드니프로강 동편 상륙작전, 국경과 인접한 도시의 연료 저장소 및 기반시설 폭발, 점령지역의 민간인 대피 등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신호라는 것이다.
이러한 신호는 지난 한 달간 쌓였으며, 미 당국이 지난주 “여건조성 작전이 시작됐다”고 언급한 과정의 일환이라고 CNN은 평가했다. 여건조성 작전은 적의 무기고와 지휘소, 포병전력 등을 타격해 지상군 진격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공격 작전을 뜻한다.
우크라이나는 대반격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모호하게 언급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한 달간 “첫번째 중요 단계”가 “곧 일어날 것” 혹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말했다. 18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강습여단이 전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세부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CNN은 이러한 모호함이 곧 전략일 수 있다고 전했다. 대반격을 개시했다고 공표할 경우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진다. 반면 모호하게 굴 경우 러시아의 긴장감을 높일 수 있다. 모호함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대반격인지 아니면 다른 작전인지 알 수 없도록 해서 러시아의 균형을 흩트리려는 목적이다. 결과적으로 지켜보는 이들은 우크라이나 대반격의 가시적 결과가 처음 드러난 시점에야 반격이 시작됐다고 알 수 있다.
향후 몇주 동안은 우크라이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둘러싸고 더 많은 혼란을 보게 될 것이며, 그동안 주요 러시아 목표물에 대한 공격 수위가 높아질 수 있다고 CNN은 전망했다. 이어 러시아로선 드니프로강, 바흐무트, 자포리자 전선 중 무엇을 우선순위로 지킬 것인지 선택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이날도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일진일퇴를 이어갔다. 우크라이나군은 1.6㎞ 이상 진격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정규군과 민간군사기업(PMC) 바그너(와그너) 그룹은 또다시 분열상을 드러냈다. 바그너 그룹 수장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은 “러시아 정규군이 바흐무트 북쪽으로 최대 570m까지 철수해 (바그너 그룹의) 측면이 노출됐다”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에 대비해 러시아는 근래 최고 수위로 공격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8일 밤 러시아가 키이우로 발사한 미사일 30발 중 29발이 요격됐다고 밝혔다. 키이우에서는 잔해로 인한 화재만 발생했을 뿐 부상자는 없었고, 방어선을 뚫고 날아간 미사일은 오데사 남부에 떨어져 민간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이 제공한 무기를 작전에 투입하고 있다. 최근 영국이 제공한 장거리 순항 미사일 ‘스톰 섀도’가 러시아 점령지인 동부 루한스크 공격에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18일 “우크라이나로부터 그것이 성공적으로 사용됐다는 정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었던 패트리엇 시스템도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방부는 “패트리엇 포대가 1대 손상됐지만 지금은 수리·복구돼 완전히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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