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초밀착’ 매듭 수순…일 과거사·오염수 논의 관건
북핵 대응과 중·러 압박 동참 예상
대중 리스크 확대는 과제로 이어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히로시마에 도착해 다자 정상외교에 돌입했다. 2박3일간 한·미·일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 등 굵직한 정상 외교 일정을 소화하며 집권 2년차 외교 시동을 건다.
이번 G7 회의와 개별 회담 등에서는 중국·러시아 견제가 동시다발로 거론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 밀착 행보로 이미 높아진 중국·러시아 리스크 관리가 윤 대통령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과거사 인식 등을 두고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전환할 결과를 도출할지가 관건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성남공항에서 전용기로 출국해 오후 3시40분쯤 히로시마 공항에 도착했다. 윤덕민 주일대사와 임시흥 주히로시마총영사 부부, 일본 측 야마다 겐지 외무부대신과 시마다 다케히로 의전장 등이 윤 대통령과 이번 방일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를 영접했다. 윤 대통령의 방일은 이번 G7 회의 의장국인 일본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한국 정상이 G7 회의에 참석한 것은 역대 네 번째다.
방일 일정 핵심은 한·미·일 정상회담이다.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프놈펜 3국 정상회담 이후 6개월 만에 열리는 것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방일 마지막 날인 21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공급망 문제 등을 두고 3국 협력 강화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의는 한·미·일 초밀착 행보의 1차 종착역 성격이 짙다. 한·미·일 공조를 중국 견제의 주요 축으로 삼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따라 3국은 지난 1년간 연쇄 접촉하며 공조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 대통령이 과거사 관련 일본에 면죄부를 주며 3국 중 약한 고리이던 한·일관계를 푼 데도 이 같은 미국의 구상이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한·중관계 리스크는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3국이 협력 강화를 다시 못 박으며 리스크 관리는 대중 외교의 계속된 숙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1일 열릴 한·일 정상회담은 내치와 외치에서 모두 불안요소를 해소해야 하는 상황 속에 이뤄진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서울에서 만난 지 2주 만에 다시 마주 앉는다. 셔틀외교의 완전한 복원을 띄우면서 협력 강화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오염수 방류 시찰 실효성 논란 등
국내 부정적 여론 씻어낼지 주목
한국 정부의 부담은 적지 않다. 정부 간 한·일관계 개선 선언에도 국내 여론의 호응이 따르지 않으면 불안한 상태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거사 문제를 두고는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일본 측의 ‘성의 있는 호응’이 부족했다는 국내 여론이 높다. 양국 정상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처음 공동 참배하는 것은 의미 있는 행보로 평가된다. 다만 히로시마가 일본이 원폭 피해국임을 강조하는 장소인 데다 강제동원(징용)된 원폭 피해자에 대한 언급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의미가 퇴색할 수 있다. 양국 주요 현안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찰 문제를 두고는 시찰 전부터 실효성 등을 두고 논란이 불거져 관련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이밖에 G7 확대회의에 참석해 발언한다. 확대회의에서는 식량, 기후, 에너지, 보건, 개발 등 다양한 글로벌 의제가 다뤄진다. G7 정상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중국·러시아를 향한 압박 메시지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여 관련 행보에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 동참하는 메시지를 낼지도 리스크 관리의 관건으로 꼽힌다.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윤 대통령과 호주, 영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등 각국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도 열 예정이다.
유정인·히로시마 | 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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