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G7 참석한 尹, 호주·베트남과 연달아 정상회담... '가치동맹'과 인태전략 세일즈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초청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19일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 히로시마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현지에서 G7 회의차 히로시마를 찾은 호주, 베트남 정상들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을 비롯한 동북아 정세를 점검하는 한편 인도태평양 전략과 경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히로시마에 도착한 이후 곧바로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팜 민 찐 베트남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열었다. 우선 윤 대통령은 호주와의 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의 인태전략을 이행하는 데 있어 유사입장국인 호주와 전략적 소통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고, 알바니지 총리는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인태 지역의 역내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윤 대통령의 리더십을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가졌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협력을 해 나가기로 했다. 또 한국의 주요 광물수입국인 호주와 경제, 국방, 방산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정상회담에선 양국 관계 증진과 한-아세안 협력 증진 방안을 주로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베트남이 한국의 3대 교역국임을 언급하면서 "2030년 교역 1,500억 달러 목표 달성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ODA(공적개발원조),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사업 등 한국의 대(對) 베트남 개발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찐 총리는 "베트남은 대외정책 추진에 있어 한국을 매우 중요한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면서 "앞으로 베트남은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가운데 한국과 전략적 공조와 협력을 도모하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찐 총리는 또 "한국의 글로벌 중추 국가 구상, 인태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은 아세안을 포함한 역내 및 세계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두 정상과의 회담을 필두로 해서 윤 대통령은 G7회의 참석을 계기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핵 위협 등을 의제화해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가들의 연대와 지지를 강조할 예정이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G7 정상회의 참석은 윤석열 정부 2년 차 외교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라며 “국제질서가 변화하는 중요한 시기에 G7 정상과의 만남을 통해 안보·경제·산업 등 국제적 연대를 공고히 하고, 우리 국가 이익도 최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인도·인도네시아·영국(이상 20일), 일본(21일) 등과 연속해서 정상회담을 갖고 이 같은 한국 정부의 의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선 무엇보다 강력한 3각 안보 공조 체제를 굳건히 할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열릴 가능성이 큰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 회담 이후 6개월 만에 3국 정상이 다시 머리를 맞대는 자리인 만큼, 새로운 의제나 성명을 발표하기보다는 그간 한일, 한미, 한미일 간에 논의돼 온 3국의 실무 논의를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가령 프놈펜 성명에서 3국이 발표한 북 미사일 정보 실시간 공유 등을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두 번째로 일본을 방문해 벌써 세 차례 한일 정상회담을 갖는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개선’과 ‘과거사 대응’이라는 두 가지 대일본 전략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원폭 피해를 입은 히로시마 재일동포들을 면담하면서 이들이 겪고 있는 고통을 청취했다. 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G7 정상회의 기간 중 히로시마 평화공원 내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하는 일정도 가질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원폭 피해 동포와의 만남은) 한일 양국 미래세대를 위해 관계개선을 추진하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 과거사 문제도 계속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로시마=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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