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의료 행위 지속할 수 없다"…평온한 의료 현장 속 간호법 제정 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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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대회에 가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갖고 있죠. 하지만 병원 근무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니까요."
B씨는 "PA 간호사가 하는 일은 사실 모두 불법이다. 준법투쟁을 하게 되면 사실상 하는 일이 없을 정도"라며 "심지어 병원에 인증평가단이 올 때는 숨어야 한다. 우리는 들키면 안되는 존재"라고 했다.
다만 병원 근로자인 간호사들이 대규모로 파업에 나서거나 의료 현장에서 불법적인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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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규탄대회에 가고 싶은 마음은 다들 갖고 있죠. 하지만 병원 근무에 지장이 있으면 안 되니까요.”
19일 오전 10시 대전 A 대학병원. 같은 날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에서 대한간호사협회(이하 간호협) 주최의 대규모 규탄대회 앞둔 시점이었지만 지역 의료현장은 평온하기만 했다.
대전시간호사회에 따르면 이날 전체 회원 8800여명 중 4분의 1이 넘는 2300여명의 간호사들이 연차를 내고 규탄대회에 참여했다.
그러나 환자들은 사라진 간호사들의 빈자리를 크게 느끼지 못했다. 외래 진료 대기시간은 평소와 비슷했고, 병실에서 이뤄지는 의료행위도 여느 때와 다름없었다.
A병원 관계자는 “규탄대회에 참석한 분들이 꽤 있지만 대부분 비번으로 알고 있다”며 “교대 근무를 하며 휴무 일정이 미리 짜이는 직업 특성상 갑자기 연차를 제출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화로운 병원의 모습 이면에는 간호법 제정에 대한 간호사들의 열망이 숨겨져 있었다.
이날 병원에 출근한 간호사 B씨는 “주변에 비번인 간호사들은 대부분 규탄대회에 참석했다”며 “다들 참석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동시에 연차를 내면 병원 진료에 차질이 생기니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B씨는 수술실에 진료 보조를 수행하는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다. 이날도 B씨는 대리 수술·기록·처방과 함께 봉합을 하고 수술수가를 입력했다. 모두 간호협이 발표한 간호사가 거부해야 할 불법적 업무 리스트에 해당한다.
B씨는 “PA 간호사가 하는 일은 사실 모두 불법이다. 준법투쟁을 하게 되면 사실상 하는 일이 없을 정도”라며 “심지어 병원에 인증평가단이 올 때는 숨어야 한다. 우리는 들키면 안되는 존재”라고 했다.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추정하는 PA 간호사는 약 1만명이다. 만일 이들이 본격적으로 준법투쟁에 동참하면 의료 현장의 극심한 혼란은 피할 수 없다.
다만 병원 근로자인 간호사들이 대규모로 파업에 나서거나 의료 현장에서 불법적인 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간호사 B씨는 “현 의료체계에서 당장 준법투쟁를 하며 업무를 중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대로 불법 의료행위를 할 수도 없다”며 “필요하다면 불법 업무에 대해 신고를 하고 파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간호법에 대해 잘못된 정보가 퍼져있다. 간호법은 간호사의 업무범위에 대해 명확한 기준을 갖기 위한 법안”이라면서 “간호사 단독 개원과 무관하고 절대로 타 직역의 업무를 침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zzonehjs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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