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해진 '헐크' 디섐보, 16kg 감량에도 366야드 '쾅'

조희찬 2023. 5. 19.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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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US오픈이 열린 미국 뉴욕주 머메러넥의 윙드풋GC는 '지옥의 코스'로 불렸다.

올해 PGA챔피언십에 참가한 디섐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디섐보는 3년 전보다 35파운드(약 15.87㎏)를 감량했다.

디섐보는 "(한때 했던 벌크업을 통해) 8번 아이언으로 200야드는 보낼 힘을 갖게 됐기 때문에 얻은 것도 많다"며 "드디어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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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챔피언십 1R 2위
부상 잦아 다이어트했지만
평균 비거리 347야드로 3위
임성재 10오버파 등 韓선수 부진

3년 전 US오픈이 열린 미국 뉴욕주 머메러넥의 윙드풋GC는 ‘지옥의 코스’로 불렸다. 전장이 길었을 뿐만 아니라 페어웨이는 좁았고, 러프는 질겼다. 그런 대회에서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는 유일하게 언더파를 치면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븐파를 친 2위와 6타 차가 벌어진 독주였다.

당시 디섐보가 4라운드에서 기록한 드라이브 평균 비거리는 336.3야드였고, 멀리 친 샷은 370야드를 넘기기도 했다. ‘봄 앤드 가우지’(bomb&gouge: 드라이버로 최대한 멀리 보낸 다음 짧은 채로 공을 그린에 올리는 방식) 전략의 탄생이었다. 봄 앤드 가우지는 그 어떤 장애물도 무기력하게 만들어버렸다.

장타 매력에 흠뻑 빠진 디섐보가 비거리를 400야드 시대를 열겠다며 ‘벌크업’ 유혹에 빠진 배경이다. 그리고 결국 탈이 났다. 몸무게를 110㎏까지 불렸다가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US오픈 이후 추가한 우승이 2021년 3월 열린 아널드파머 인비테이셔널밖에 없었다.

올해 PGA챔피언십에 참가한 디섐보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19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CC(파70·7394야드)에서 열린 대회(총상금 1500만달러) 1라운드에서 디섐보는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언더파 66타를 쳐 18홀을 다 끝낸 선수 중 선두권에 올랐다.

그는 “이제는 ‘실험’을 마칠 때”라고 말했다. 장타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디섐보는 “(지난 수년간 벌크업으로 인한 변화는) 매우 흥미로웠고 분명 도움이 됐지만 이젠 변화에 피로를 느낀다”며 “안정적인 골프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타를 위해 늘린 체중도 줄였다. 이번 대회에는 3년 전 US오픈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나타났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디섐보는 3년 전보다 35파운드(약 15.87㎏)를 감량했다.

벌크업 때문에 생긴 잦은 부상과 건강 문제로 시작한 다이어트였다. 하루 6병의 단백질 셰이크를 마시며 5000㎉를 먹던 그는 최근 2900㎉로 열량을 절반 가까이 낮췄다고 했다. 그는 ‘다이어트 전도사’가 돼 나타났다.

‘헐크’가 되겠다는 그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체중 감량 덕분에 그의 또 다른 목표인 ‘좋은 골프’는 칠 수 있게 됐다. 디섐보는 윙드풋GC만큼 악명 높은 오크힐CC를 적당한 장타와 쇼트 게임으로 요리했다. 비거리가 확 준 것도 아니다. 이날 평균 비거리는 347야드로 전체 3위였다. ‘최장타’ 기록에선 366야드로 전체 1위를 기록했다. 디섐보는 “(한때 했던 벌크업을 통해) 8번 아이언으로 200야드는 보낼 힘을 갖게 됐기 때문에 얻은 것도 많다”며 “드디어 예전 스윙으로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디섐보와 함께 LIV 골프 시리즈 소속인 더스틴 존슨(39·미국)이 3언더파 67타 공동 3위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속 선수 중엔 스코티 셰플러(27·미국)가 존슨과 동타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한국 선수는 대거 부진했다. 이경훈(32)과 김주형(21), 김시우(28)는 나란히 3오버파 공동 63위에 그쳤다. 이경훈과 김주형은 1라운드를 마쳤고, 김시우는 한 홀을 남겨놨다. 2009년 이 대회 우승자 양용은(51)은 6오버파 76타로 공동 117위에 머물렀다. 지난주 한국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임성재(25)는 무려 10오버파 80타로 부진해 최하위에 머물렀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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