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대암각화 상류 대곡천 징검다리…"주변 경관과 부조화" 논란

조민주 기자 2023. 5. 19.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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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가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설치한 징검다리가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반구대 징검다리 설치 답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구대암각화 상류 반고서원 앞 대곡천에 대리석으로 된 징검다리가 놓여졌다.

시 관계자는 "반고서원 유허비는 그동안 가고싶어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었다"며 "징검다리 설치로 인해 이제는 방문객들이 쉽게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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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환경운동연합 "갓 쓴 선비에게 나비넥타이 채운 꼴"
시 "문화재청 문화재위와 협의…충분한 심의 거쳐 조성"
울산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상류 반고서원 앞 대곡천에 조성된 징검다리.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산시가 관광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자 설치한 징검다리가 주변 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9일 울산환경운동연합이 발표한 '반구대 징검다리 설치 답사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반구대암각화 상류 반고서원 앞 대곡천에 대리석으로 된 징검다리가 놓여졌다.

이 징검다리는 반고서원 유허비 탐방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놓여졌다. 당초 유허비에 가려면 대곡천을 건너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환경연은 같은 모양과 크기로 가공한 하얀 바윗돌 20개를 일렬로 늘어놓은 모습이 주변 환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고 생뚱맞다고 지적했다.

또 사연댐을 축조하기 전에 지금 징검다리를 놓은 곳보다 하류에 농사·생활용 돌다리가 있었는데, 이같은 고증도 전혀 거치지 않고 징검다리가 설치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징검다리를 놓은 곳은 대곡천 물길이 180도 휘돌아 나가는 길목이어서 급류에 토사가 쌓이거나 유실되기를 반복하는 곳이라 큰비가 내리면 돌다리가 통째로 떠내려가거나 토사에 묻히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게 환경연의 설명이다.

아울러 반구대라는 지명의 유래인 거북 모양의 머리 '정수리'에 해당하는 부분에 유허비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을 만들었다고도 지적했다.

환경연 관계자는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석이 아니라서 부조화의 극치를 보여준다"며 "마치 갓쓰고 두루마기 입은 선비에게 나비넥타이를 채운 꼴이 됐다"고 했다.

울산 울주군 반구대암각화 상류 반고서원 앞 대곡천에 조성된 징검다리 위치도. (울산환경운동연합 제공)

이에 대해 울산시는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와 협의해 충분한 심의를 거쳐 조성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반고서원 유허비는 그동안 가고싶어도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곳이었다"며 "징검다리 설치로 인해 이제는 방문객들이 쉽게 갈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화재위원회와 충분히 논의해 추진한 사업이고, 징검다리의 크기나 재료의 적합성 등 심의를 거쳐 사업이 진행됐다"며 "징검다리는 세월이 흐르면서 이끼가 끼고, 자연석과 비슷한 색을 띠게 된다"고 했다.

반고서원 유허비는 포은 정몽주를 기려 세운 것으로, 2004년 12월 16일 울산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유허비가 있는 곳에선 대곡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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