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거부권'까지 쥐고 흔들려는 민주당 '처럼회'

전범진 2023. 5. 19.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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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가 대통령의 법률 재의요구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내놨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안은 재의권 회피 대상에 해당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법안은 특정한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도 국회의원이나 판사 등 다른 공직자와 동일하게 이해충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법학자들의 의견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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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충돌 상황서 재의권 제한
野 '김건희 특검법' 처리 염두
尹 거부권 행사 견제하려는 의도
與 "위헌 입법, 논의할 가치없다"
처럼회, 진보당 강성희도 영입
당내서도 중도층 이탈 우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가 대통령의 법률 재의요구권을 제한하는 법안을 내놨다. 재의요구권은 국회가 통과시킨 법안을 다시 투표에 부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대통령의 권리로, 정치권에서는 ‘거부권’으로 불린다.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처럼회가 특검 거부권 행사를 막기 위해 이 같은 입법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여권에서는 “삼권분립을 위해 부여된 대통령의 권한을 제한하는 위헌적 입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김용민, 거부권 제한 법안 발의


1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법 및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같은 처럼회 소속인 강민정·문정복·민병덕·민형배·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최강욱·최혜영·황운하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했다. 다선 의원 가운데 김민석·김두관·김성환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김용민 의원이 발의한 두 법안은 본회의에서 의결된 법안이 공직자이해충돌방지법이 규정하는 대통령의 이해와 충돌하는 상황에서 재의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이 경우 재의권은 국무총리에게 넘어간다. 김 의원은 제안 설명을 통해 “국회법은 국회의원에게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안건에 대해 회피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은 재의권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없어 제도 정비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했다.

김건희 특검 노렸나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 도입을 요구하는 처럼회가 이번 입법을 통해 대통령의 특검 거부권 행사를 봉쇄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해 8월 처럼회 회원들과 함께 김 여사의 주가조작, 허위 경력 사건 등을 진상규명하기 위한 특검 임명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안은 재의권 회피 대상에 해당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번 법안은 특정한 사례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 대통령에게도 국회의원이나 판사 등 다른 공직자와 동일하게 이해충돌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법학자들의 의견을 고려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지도부 관계자는 “위헌 소지가 매우 커 논의할 가치조차 없다”고 지적했다.

野 ‘핵심’에서 애물단지 된 처럼회

정치권에서는 처럼회가 22대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대여 투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처럼회는 민주당 내에서도 검찰·언론 개혁, 당원 권리 개선 등의 의제에 급진적인 성향을 보유한 의원이 대거 소속돼 있다. 최근에는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합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선을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적잖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 처럼회 소속 최강욱·김남국 의원의 ‘3M’ ‘이모’ 실언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국면에서의 행보 등이 중도층의 민주당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김남국 의원의 암호화폐 투자 논란 이후로는 ‘처럼회 해체론’도 등장했다. 사태 초기에 처럼회 의원들이 김 의원을 두둔하면서 당 차원의 대응이 늦어졌다는 지적이다. 처럼회에서는 김 의원을 두고 “진보라고 꼭 도덕성을 내세울 필요가 있나(양이원영 의원)” “검소하게 살아온 게 죄냐(장경태 의원)” 등의 옹호론이 나왔다.

한 비이재명계(비명계) 재선 의원은 “처럼회는 핵심 지지층만 보고 있다”며 “당사자들은 공천도 받고, 지도부에 입성할지 모르지만 당 전체는 선거에서 불리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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