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장세에 '목표전환 펀드' 나홀로 질주

성채윤 기자 2023. 5. 19.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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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목표 전환 펀드의 설정액이 올 들어서만 1000억 원 넘게 급증했다.

목표 전환형 펀드는 주식이나 장기 채권에 투자하다가 만기 이전에 미리 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단기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으로 자동 전환해 수익을 보전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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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땐 안전자산 자동 전환이 매력
올 들어 설정액 1000억 넘게 급증
공모·배당주 펀드 자금유출과 대조
브이아이·신한 등 출시상품 '흥행'
18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을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목표 전환 펀드의 설정액이 올 들어서만 1000억 원 넘게 급증했다. 목표 전환형 펀드는 주식이나 장기 채권에 투자하다가 만기 이전에 미리 정한 목표 수익률에 도달하면 단기 채권, 머니마켓펀드(MMF) 등 안전자산으로 자동 전환해 수익을 보전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릴 때 단기채 등 안전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채권형 목표 전환 펀드에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19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월 2일부터 전날까지 국내에 상장된 목표 전환 펀드 38개에 1088억 원의 투자금이 새로 유입됐다. 지난해 12월 30일 3394억 원이었던 총설정액은 전날 4545억 원으로 34%가량 불었다. 같은 기간 공모주 펀드(-5578억 원), 배당주 펀드(-2218억 원), EMP 펀드(-990억 원), 엄브렐러 펀드(-906억 원) 등 대부분의 테마 펀드 설정액이 감소한 것과는 대조되는 흐름이다.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65%를 기록했다.

자산운용사들이 올해 출시한 목표 전환 펀드도 대부분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브이아이자산운용이 4월 17일 출시한 ‘브이아이 국채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4호’에는 625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앞서 2월 20일 선보인 ‘브이아이 국채 분할매수 목표전환형 3호’에도 382억 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 시리즈는 5~10년물 장기국채에 투자하다가 목표 수익률 6%를 달성하면 투자 대상을 단기 무위험 채권과 유동성 자산으로 전환한다.

신한자산운용이 지난달 4일 출시한 ‘미국장기국채 목표전환형 펀드’에도 366억 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는 최초 설정 시점에 미국 국채 15년물에 투자하다가 목표 수익률 8%에 이르면 기존 자산을 매도하고 1년 이내 국내 단기 국공채나 유동성 자산으로 투자 대상을 바꾼다.

이 외에도 장기 국고채 투자로 수익률 8%를 달성한 뒤 차입을 일으켜 은행채를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쓰는 한화자산운용의 ‘한화 장기국고채 플러스업 목표전환형 증권투자신탁(채권)’,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한 뒤 7% 수익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알파자산운용의 ‘알파 글로벌신재생에너지 타겟셀렉션 목표전환형 펀드’에도 각각 44억 원, 17억 원의 돈이 몰렸다.

최근 목표 전환형 펀드의 인기가 높아진 것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대한 요구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 부채한도 관련 불확실성 지속,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 약화 등으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탓이다. 고강도 긴축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장기채에서 단기채 투자로 전환해 자본 차익을 극대화하려는 투자 수요가 늘어난 점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전문가들은 미국 지역은행 위기,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등 증시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당분간 목표 전환 펀드가 안정적 수익을 내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산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목표 전환 펀드는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거나 금리 방향 전환 시기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울 때 투자자들에게 안정적 수익을 안겨주는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특히 올해는 금리 인상기가 마무리되면서 채권금리 하락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국내외 채권형 상품 위주로 고객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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