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시장 난리인데 '갭투자' 다시 꿈틀
거래 절반 '전세끼고 매입'
정부 제도 대수술 예고
갭투자 제동 걸 가능성
"주거사다리 막나" 논란도
◆ 갭투자 규제 논란 ◆
과도한 갭투자로 인한 전세사기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갭투자를 줄이기 위한 전세제도 개편안을 내놓겠다고 예고한 상태지만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용뿐만 아니라 무주택자의 주택 매입에도 갭투자가 일종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19일 매일경제가 서울 최대 규모(9510가구)의 아파트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의 올해 1분기 매매 거래 108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7건(52.8%)이 갭투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매매계약 시점에 전세 만기가 남아 있거나, 주택 매입 이후 전세계약이 체결된 경우 갭투자로 분류했다. 헬리오시티는 올해 서울에서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이 체결된 단지다. 이곳의 매매 거래 절반 이상이 갭투자라는 건 그만큼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방식이 일반화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헬리오시티 인근 공인중개사는 "지방에서도 투자 수요가 많다. 최근 집값이 조정되자 지방 거주자들이 전세를 끼고 많이 매입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전세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어서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갭투자 추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부의 전세제도 개편 방안으론 보증금 제3기관 예치, 전세가 상한선 도입 등이 거론된다. 이 같은 방안이 시행될 경우 보증금을 주택 매입에 활용하는 것이 제한돼 갭투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다세대·빌라에 대한 갭투자는 사법 당국의 수사 대상이 되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갭투자가 실패할 경우 집주인만 손실을 입는 게 아니라 잘못 없는 세입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크다"며 "전세제도가 더 이상 투기에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도 개편을 서두를 경우 임대차시장에 또 다른 부작용이 발생할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의 문제점이 드러난 만큼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월세형 임대사업자 육성을 위한 정책도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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