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주 의원 '이 말'의 나비효과? 간호조무사협회 vs 양성기관 '핑퐁'

민주당 김성주 의원 "간호조무과 2년제 개설은 교육부 소관"
간호조무사협회 "교육부와 상관없는 의료법·간호법 문제"
이어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는 응시도 못해" 주장에
양성기관 "있지도 않은 간호조무과 예시는 아무 말 대잔치"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간호조무사 양성기관이 '간호조무사 응시 요건'을 놓고 다른 견해를 보이며 '핑퐁 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성주 국회의원이 'KBS 최강시사'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불거졌다. 이날 김성주 의원은 "간호조무사들은 2년제 간호전문대 과정을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그건 간호법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교육부 소관"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간호조무사협회는 당일 즉각 입장문을 내고 "김성주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과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협회는 "우리가 요구하는 건 '특성화고 간호관련학과 졸업자'로 제한한 간호조무사 응시 자격을 '특성화고 간호관련학과 졸업 이상'으로 개선하라는 것"이라며 "이는 의료법(간호법안)에 규정된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요건에 관한 문제로 교육부와 아무 상관이 없다. 김성주 의원은 무슨 근거로 "간호법에 들어갈 사항이 아니고 교육부 소관"이라고 주장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이 협회는 "현행 의료법은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을 특성화고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로 제한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모두 간호학원을 수료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는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에 필요한 과목을 모두 이수했는데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현행 의료법(간호법안)대로 하면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생은 다시 간호학원에 다니면서 학원비를 더 내고 1520시간을 추가로 다시 들여서 공부해야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간호조무사협회 측의 주장에 대해 19일 간호조무사 양성기관 단체인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가 "그들의 반박 내용은 말장난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며 반론을 제기했다.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는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전문대 간호조무(관련)과 졸업자가 간호조무사 응시과목을 모두 이수했음에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있지도 않은 '전문대 간호조무(관련)과'를 예로 들어 반박한 것이 아무 말 대잔치스럽다"며 "특성화고의 '간호 관련과'는 기준학과가 '간호과'로 명시된 과들을 지칭함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비판했다.

또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는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가 다시 간호학원에서 학원비를 더 내고 1520시간을 배워야만 한다'고 했는데, 수업을 들어야 시험을 볼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라며 "수업하라고 지정해준 기관에서 수강하는 게 맞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수업을 다 들었으니 시험 보게 해달라'고 생떼를 쓰는 것과 같다. 초등학생도 이러한 억지를 부리지는 않는다"라며 간호조무사협회의 주장을 맞받아쳤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규탄 기자회견을 마친 뒤 간호협회 관계자를 위로하고 있다. 2023.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음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각각의 입장문 전문이다.

<김성주 국회의원 방송 인터뷰 관련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반박 입장문>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성주 국회의원은 5월 17일 'KBS 최강시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간호조무사들은 2년제 간호전문대 과정을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그건 간호법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교육부 소관"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김성주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사실과 완전히 다를 뿐 아니라, 본질을 호도하고 있다. 이에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민주당 김성주의 의원의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김성주 국회의원이 더 이상 잘못된 사실을 유포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2년제 간호전문대 과정을 만들어 달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고등교육법 제6조, 동법 시행령 제4조제1항제3호 및 제4호'에 따르면 전문대는 학칙에 의거, 학위 및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대 간호조무과 개설은 고등교육법에 따른 전문대의 자율권에 속하는 사항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다. 현행 고등교육법만으로도 이미 가능한 전문대 간호조무과를 만들게 해달라고 요구하는 바보가 어디 있겠는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에서 요구하는 건 '특성화고 간호관련학과 졸업자'로 제한하고 있는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을 '특성화고 간호관련학과 졸업 이상'으로 개선하라는 것이다. 이는 의료법(간호법안)에 규정된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요건에 관한 문제로 교육부와 아무 상관이 없다. 의료법 제80조제1항제1호(간호법안 제5조제1항제1호)에 규정된 간호조무사 자격에 관한 사항인데, 김성주 의원은 무슨 근거로 "간호법에 들어갈 사항이 아니고 교육부 소관이다"라고 주장하는지 알 수가 없다.

곽지연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13보건복지의료연대 총선기획단 출범식'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사진=정심교 기자

현행 의료법 제80조제1항제1호(간호법안 제5조제1항제1호)는 간호조무사 시험응시 자격을 특성화고 간호 관련 학과 졸업자로 제한하고 있다. 그렇지 않은 사람은 모두 간호학원을 수료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는 간호조무사 시험응시에 필요한 과목을 모두 이수했는데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현행 의료법(간호법안)대로 하면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생은 다시 간호학원에 다니면서 학원비를 더 내고 1520시간을 추가로 다시 들여서 공부해야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고등교육법에서는 간호조무과를 만들 수 있지만, 의료법(간호법안)에서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는 시험 응시 자격이 없어서 다시 간호학원에 가서 공부해야 하는 잘못된 상황과 문제를 바로잡아달라고 하는 것이다. 이게 왜 간호법안 문제가 아니고 교육부 소관 문제라고 하는지 어처구니가 없다.

2016년 헌법재판소도 '의료법 제80조 제1항 위헌소원([2016헌마262])' 판시에서 "전문대학의 간호조무 관련 학과 졸업자를 간호조무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에서 제외함으로써 이들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있다"고 적시한 바 있다. 의료법 제80조제1항제1호(간호법안 제5조제1항제1호)가 위헌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당시 이 헌법소원은 소원을 제가한 당사자가 고등학생이라서 직접적인 피해당사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각하됐을 뿐이다.

우리나라 모든 직업, 모든 국가자격 중에서 시험응시 자격을 '고졸' 또는 '학원'으로 제한한 직업은 간호조무사가 유일무이하다. 시험 응시 자격을 '고졸' 또는 '학원'으로 제한한 사례가 다수 존재한다면 우리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의 주장이 억지스럽다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이런 사례가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하다면 간호조무사만 차별당하는 '한국판 新카스트제도'라는 우리 간무협의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는가.

지난 2년 동안 김성주 의원에게 간호법안에서 수정해야 할 조항과 문구까지 다 설명해줬다. 그런데도 김성주 의원은 여전히 엉뚱한 소리를 하고 있다. 김성주 의원은 우리 협회가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하고 건의한 간호법의 문제점을 모르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알면서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것인가?

간호법을 강행 처리한 야당 정책위위원회 수석부의장이 간호법의 문제점을 모르고 있다면 이 자체로 문제다. 내용 파악 없이 간호법을 강행 처리한 것이기 때문이다. 알면서 의도적으로 회피한다면 더 큰 문제다. 약자의 편이라는 민주당이 국민의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법안에 대해 '나 몰라라'하며, 특정 직역을 위한 법안을 추진한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김성주 국회의원은 간무협의 요구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기 바라며, 왜 그런 요구하는지 더 깊이 파악해 보고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자격 학력 제한 폐지를 위한 의료법 개정에 나서주기를 당부한다.

2023년 5월 17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김희영(왼쪽 4번째)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장을 비롯한 간호조무사 양성기관 관계자들이 지난 12일 서울 국회의사당 소통관에서 전문대 내 간호조무과를 개설해선 안 된다고 외치고 있다. /사진=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의 입장문>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이제 제발 말장난을 그만두라!!!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KBS 최강시사' 라디오 인터뷰에서 "간호조무사들은 2년제 간호전문대 과정을 만들어달라고 하는데, 그건 간호법에 들어갈 수 있는 내용이 아니고 교육부 소관"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 대한간호조무사협회는 반박했으나, 그 반박의 내용은 말장난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가 없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전문대 간호조무(관련)과 졸업자가 간호조무사 시험응시과목을 모두 이수했음에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고 했는데, 있지도 않은 '전문대 간호조무(관련)과'를 예로 들어 반박한 것이 아무 말 대잔치스럽다. 특성화고의 '간호 관련과'는 기준학과가 '간호과'로 명시되어 있는 과들을 지칭함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

또한 '전문대 간호조무과 졸업자가 다시 간호학원에서 학원비를 더 내고 1520시간을 배워야만 한다'고 했는데, 수업을 들어야 시험을 볼 수 있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 수업하라고 지정해준 기관에서 수강하는 게 맞는 것이지 '다른 곳에서 수업을 다 들었으니 시험 보게 해달라'고 생떼를 쓰는 것과 같다. 초등학생도 이러한 억지를 부리지는 않는다.

그리고 특성화는 물론 학원도 대부분 '무료 수강'이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은 본인의 정치놀음에 더 이상 중등 직업교육체제를 흔드는 행태를 그만두라! 본질을 왜곡하지 말라!!!

2023년 5월 19일
고등학교간호교육협회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