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선방한 GS건설, 잇따른 붕괴사고에 실적 '경고등'
3월 '서울역센트럴자이' 외벽 붕괴
4월 검단 '안단테' 주차장 사고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GS건설의 실적에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1분기까지 건설업계 업황 악화에도 선방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잇따른 붕괴사고 발생으로 정밀 안전진단과 재시공 등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GS건설이 시공한 아파트에서 두 차례 붕괴사고가 발생해 안전진단과 사고 원인조사 등이 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사고가 발생한 단지들의 재시공과 보수,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위한 지출이 예상된다.
지난 1분기까지 GS건설은 건설 업황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양호한 실적을 나타냈다.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3조513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760억 원 대비 4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5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1530억 원 보다 3.9% 늘었다.
다만 이같은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일단 붕괴사고가 발생하면 관련 후속 조치에 따른 손실이 대거 반영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3월 20일 서울 중구 '서울역 센트럴자이' 아파트 단지에서 필로티의 외벽 대리석이 떨어져 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필로티는 건축물 하단부를 텅 빈 구조로 만들기 위해 세운 기둥이다.
해당 아파트는 1341가구 규모로 조성됐고 지난 2017년 입주했다. 올해로 준공 7년차를 맞는 신축 단지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사고 후 GS건설과 관할 서울 중구청은 원인조사를 실시하고 보수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후 불과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9일에는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안단테'(가칭)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이 붕괴됐다.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 특별점검과 전문가들은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오는 7월까지 관련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전면재시공, 부분재시공 등 재시공 범위가 결정된다. 불안감을 호소하는 예비 입주자들은 현재 전면 재시공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이 단지는 올해 12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었다. 공정률은 현재 67% 수준이다. 사고 직후부터 조사기간인 오는 7월까지 석달간 공사 중단이 확정된 상태다. 향후 시공이 재개될 시점도 아직 불투명하다.
입주를 불과 6개월가량 앞두고 잔여 시공기간의 절반 가까이가 지체된 셈이다. 시공이 재개되더라도 재시공 기간 등을 고려하면 입주 지연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GS건설 측은 "시공 재개 시점을 포함해 입주지연 여부를 현시점에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총 2건의 붕괴사고와 관련된 안전진단, 사고 원인조사, 입주민과 입주 예정자 보상, 재시공과 보수 등에는 상당한 지출이 전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안단테' 사고에 따른 입주지연으로 지체상금을 지급할 경우, 보상 규모는 1개월당 약 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같은 지체보상금을 2분기 실적에 반영할 가능성도 내다봤다. 만약 입주지연기간이 3개월 이상 초과하면 계약해제가 가능하고 이 경우 위약금(주택가격의 10%)을 지급하게 될 수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관련 리포트에서 "GS건설의 리스크는 안전진단에 따른 재시공 원가와 수분양자의 입주 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이라며 "지체보상금의 경우 입주금에 대한 연체이자로 산정하면 월 15억8000만 원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이어 "안전진단 처분 결과에 따라 재시공 범위가 결정되겠지만, 해당 원가에 대해 2분기 내로 하자보수충당금을 설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서울역 센트럴자이' 입주민 피해에 대한 보상도 남아있다. 해당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과 원인조사 결과는 내달 중 발표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하자보수와 함께 입주민에 대한 피해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같은 처분 결과가 연내, 혹은 늦어도 내년 초 까지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GS건설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진 모습이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우 광주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사고에 따른 손실액을 소급 적용하기도 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난해 1월 이후 2021년 실적에 재시공 비용 1755억 원을 추산해 적용됐다. 사고는 1월에 발생했지만, 연간실적이 발표되는 3월 전까지 전년도 회계에 손실 규모를 선반영하는 것이다.
GS건설은 "두 사고에 대한 수습 비용의 산정과 적용 시점은 미지수"라며 "상반시 실적의 선반영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업계에서는 매출과 이익이 확정된 시점에서 손실액을 반영하는 것이 회계적으로 유리하다고 보고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하자보수와 건설사고 보상금 등은 분기 또는 반기 기간 후 공시 기간이 다가오기 전 충당금 등으로 선반영하는 것이 관례"라면서 "회계상으로는 아직 불확실성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미 확실한 손실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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