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 입맛 잡은 윙스탑…'9가지 맛'으로 K-치킨에 도전장

이용준 2023. 5. 19.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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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버 커스터마이징'으로 시장 공략
2025년까지 14개 매장 오픈할 계획
"기존 브랜드 견고, 시장 탈환 쉽지 않아"
서울 강남구 소재 윙스탑 1호점 전경 /사진=이용준 기자 

미국 텍사스를 제패한 '윙스탑'이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글로벌 2000개 점포를 보유한 텍사스 대표 윙 프랜차이즈 '윙스탑'의 한국 안착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치킨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치킨 부분육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면서 시장 경쟁은 더 치열해진 상황이다. 윙스탑은 낱개 판매와 ‘플레이버 커스터마이징’을 앞세워 승부수를 띄운다는 전략이다.

9가지 맛 골라먹는 재미

윙스탑의 메뉴는 치킨 윙과 텐더 뿐이다. 복잡한 메뉴들이 줄지어 선 치킨 프랜차이즈들과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골라먹는 재미'가 없는 건 아니다. 텐더와 윙을 최소 3개부터 최대 100개까지 원하는 맛을 조합해 구매할 수 있다. 윙스탑의 핵심 전략인, 이른바 '플레이버 커스터마이징'이다.

윙스탑에서는 현재 어토믹·인페르노·스윗 스파이시 소이·망고 하바네로·오리지날 버팔로·히코리 스모크 바베큐·루이지애나 럽·레몬 페퍼·갈릭 파마산 등 9가지 맛을 선택할 수 있다. 하반기에는 또다른 플레이버를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윙스탑 대표 메뉴 '치킨 윙&봉' /사진=이용준 기자

이중에도 레몬 페퍼는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맛으로 꼽힌다. 미국 힙합씬에서 '레몬페퍼'를 가사로 인용할 만큼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이날 시식에서는 레몬페퍼와 히코리 스모크 바비큐, 인페르노, 오리지널 버팔로를 맛볼 수 있었다.

레몬페퍼는 레몬 과즙만의 새콤한 맛 뒤로 후추향이 은은하게 번지는 묘한 느낌이었다. 양념이 자극적이지 않아 맥주 안주로 잘 맞을 것 같았다. 히코리 스모그 바비큐는 달콤하면서 감칠맛이 강한 맛이었다. 인페르노는 마늘향이 느껴지는 매운맛이 인상적이었다.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의 중간 정도 맵기다.

윙스탑 관계자는 ”양념이 되지 않은 플레이버부터 차례로 먹으면 고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며 "레몬 페퍼는 미국 본토 레시피를 90% 넘게 재현한 메뉴로 랜칭 디핑 소스를 찍어 먹으면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엔 없던 맛

윙스탑 한국 사업을 맡고 있는 송상민 씨앤비 비브레(CNB VIVRE) 대표이사는 19일 강남 1호점에서 열린 시식회에서 국내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특색 있는 맛으로 MZ세대를 겨냥하고 있다"며 "핵심 매니아층을 생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상민 씨앤비 비브레(CNB VIVRE) 대표이사가 윙스탑 강남점에서 윙스탑 메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용준 기자 

윙스탑에 따르면 앞서 지난 1월 강남점을 오픈한 후 현재까지 주문건수 3만8000건을 달성했다. 방문고객은 2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제품 누적 판매 개수는 7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MZ세대와 브랜드 이해도가 높은 외국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초기 방문객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윙스탑은 오는 25일 서울대입구역 인근에 국내 2호점을 오픈한다. 국내 시장에 상륙한지 4개월 만이다. 하반기에도 2개 점포를 더 열고 오는 2025년까지 10개 매장을 추가로 확장할 계획이다. 

교촌·BBQ 만만치 않을 걸

국내 치킨 시장의 진입장벽은 높다. 부분육 메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BBQ, 교촌치킨, bhc 등 기존 치킨 프랜차이즈들도 우후죽순 관련 메뉴를 내놓고 있다. 윙스탑이 국내 시장에서 경쟁력을 보일지 장담하기 어려운 이유다.

주요 치킨 브랜드들은 수 년 전부터 부분육 시장을 공략해왔다. 교촌치킨의 '허니콤보'와 '레드윙', BBQ의 '황금올리브치킨 핫윙'이 대표적이다. 교촌치킨은 전체 매출 중 60% 이상이 부분육 카테고리에서 발생한다.

KFC, 맥도날드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들도 경쟁자다. 맥도날드는 작년 부분육 제품 ‘맥윙’을 재출시하고 여름 시즌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다만 미리 튀기거나 구운 제품을 데워서 판매하는 KFC, 맥도날드와 달리 윙스탑은 국내 치킨 브랜드처럼 주문 후 즉석 조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이미 기존 브랜드들의 맛과 정체성이 견고하기 때문에 시장을 빼앗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준 (yjy@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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