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명의 넋, 78년의 한'…한일정상 맞는 한국인 원폭희생자 위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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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한일 정상 최초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다.
또 G7 정상회의 기간 중 기시다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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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전 참사 간직한 평화공원…한글로 적힌 韓 희생자 위령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9~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을 찾아 한일 정상 최초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공동 참배한다.
히로시마 평화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원폭 돔'이 보존된 장소로, 78년 전 미국의 원자폭탄(리틀 보이·Little Boy) 투하로 14만6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전쟁의 대참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평화공원에 들어서면 앙상한 뼈대만 남은 '원폭 돔'이 눈에 들어온다. 1910년 히로시마현 상업전시관으로 지어진 5층 건물로, 원폭에 의해 대부분 부서지고 현재는 돔 모양의 철골과 외벽 일부만 간신히 남아 있다.
평화공원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추모일인 매년 8월6일마다 일본 각지에서 수만명의 추모행렬이 운집한다. 일본이 세계 유일의 피폭국이라는 정체성을 강조하는 상징적 장소다. 이에 평화공원에는 전쟁의 참상과 평화를 기원하는 기념물이 곳곳에 배치돼있다.
공원 내 평화기념관에는 초고열의 원폭으로 산화한 '피폭자의 그을음', 2살 때 피폭돼 10년 뒤 백혈병으로 사망한 소녀 사사키 사다코가 접은 '천 마리의 학' 등이 있다. 이후 사다코의 천 마리 종이학은 평화와 반전·반핵의 상징이 됐다. 사다코는 '일본판 안네 프랑크'로도 불리며 추모되고 있다.
원폭 돔을 지나 평화기념관으로 향하는 길목 한켠에는 1970년 재일동포 모금으로 건립된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가 서 있다. 당시 일본 당국의 반대로 평화공원 밖에 세워졌다가, 일본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1999년 공원 안으로 옮겨졌다.
위령비에는 한글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히로시마에는 약 10만명의 한국인이 군인, 군속, 징용공, 동원 학도, 일반 시민으로 살고 있었다. 원폭투하로 약 2만명의 한국인이 순식간에 소중한 목숨을 빼앗겼다'고 적혀 있다. 이는 당시 히로시마 전체 희생자(14만여명)의 14%에 달하는 수치다.
윤 대통령은 일본 방문 첫날인 19일 히로시마 원폭 피해를 입은 우리 동포들과 만난다. 또 G7 정상회의 기간 중 기시다 총리와 함께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참배할 예정이다.
우리 정상이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를 만나는 것도, 한일 정상이 한국인 원폭 피해 위령비에 공동 참배하는 것은 역대 최초다. 두 정상은 핵 군축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한일 양국이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함께 준비하자는 다짐의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한일 양국의 미래세대를 통해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과거사 문제도 계속 해결해나가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이라며 "미래의 문을 열었지만, 과거의 문도 닫지 않고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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