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 7억 어디서 구하나”...전세 낙폭, 작년 추월했다

이종배 2023. 5.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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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해 6월에는 동일 평형이 20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8.69%를 기록했다.

서울은 2022년 한해 동안 전세가격이 10.11%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10.87% 떨어졌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가 늘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조금 오르고 있지만 전세시장은 좋은 전망이 나올 수 없다. 구조적으로 역전세 이슈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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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서울 마포구 염리동 '마포프레스티지자이' 전용 114.92㎡는 지난 1일 12억5000만원에 신규로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동일 평형이 20억원에 전세거래가 이뤄졌다. 7억50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 2021년 10월. 서울 강남구 개포동 우성6차 전용 79.9㎡는 7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현재 동일 면적 전세시세는 4억5000만~4억8000만원으로 2년전새 3억원가량 떨어졌다.

올들어 아파트 전세가격이 슬금슬금 떨어지면서 5개월 만에 하락폭이 지난해를 넘어섰다. 최근 들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면서 낙폭이 둔화 되고 있지만 전세대란 우려는 커지는 분위기다.

올 전세가 하락폭, 작년 이미 추월

19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 들어 5월 15일까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8.89% 떨어졌다. 이는 작년 한해 하락폭을 넘어선 수치다. 지난해 전국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8.69%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지방에서 올해 낙폭이 이미 작년 수준을 넘어섰다. 서울은 2022년 한해 동안 전세가격이 10.11% 하락했지만 올해 들어 5월 중순까지 10.87% 떨어졌다. 지방도 올해 전셋값 하락폭이 6.40%다. 작년에는 -5.52%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 및 인천도 올 들어 하락폭이 작년 수준에 근접한 상태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전 지역에서 지난해 연간 하락폭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매매가와 달리 전세시장은 하반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출 금리가 하락하고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전세가격이 소폭 상승하고 있지만 흐름을 바꾸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부동산R114가 전세 시세를 조사 중인 서울 147만 가구를 표본으로 추산한 결과 올 하반기 서울의 역전세 가능 물량이 40%로 조사됐다. 2021년 6월과 이달 12일 기준 전세 시세를 토대로 하반기까지 전셋값이 상승 전환하지 않을 경우를 가정한 수치다.

자치구별로 보면 올 하반기 역전세 물량 비중이 송파 59.62%, 강동 58.67%으로 역전세난 우려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찾아가는 전세사기 피해지원 상담 버스'에서 임차인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경험 못한 전세가 낙폭 예고

또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간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0개월간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계약은 총 5만2148건으로 조사됐다. 하반기부터 고점에서 체결된 전세계약이 매달 평균 5000건 이상 만기가 돌아온다.

이에 따라 올해 연간 아파트 전셋값 하락폭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2004년 이후 전국 기준으로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한 때는 4번이었다. 2004년(하락폭 -3.57%), 2018년(-2.87%), 2019년(-1.78%), 2022년(-8.69%) 등이다. 서울은 2008년이 추가되면서 총 5번이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기준 전세가 하락폭은 지난해를 뛰어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거래가 늘고 일부 단지에서는 가격이 조금 오르고 있지만 전세시장은 좋은 전망이 나올 수 없다. 구조적으로 역전세 이슈가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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