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여름철 에너지 바우처 월 4만3천원 지원

정부, 에너지 이용 취약계층 지원 방안 발표

정부가 전기·가스요금 인상 방안을 발표한 15일 서울 시내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있다. 연합뉴스

19일 정부는 최근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냉방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에너지 취약계층 113만5천 가구에 월평균 4만3천원의 에너지 바우처를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는 19일 한덕수 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방안을 담은 ‘에너지 이용 취약계층 지원 및 효율 혁신·절약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먼저 기존 4만원이었던 에너지바우처를 7.5% 증액한 4만3천원으로 올리고 지원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대상자 중 더위 및 추위 민감계층인 노인, 질환자, 임산부, 장애인 등까지 확대해 기존 85만7천 가구에서 113만5천 가구로 확대한다. 기존에는 생계·의료 급여 대상자에만 에너지바우처를 지원했다.

전기·가스요금 복지할인도 강화한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등 사회배려계층에 대해서는 이번 2분기(4~6월) 인상된 전기 요금 적용을 1년간 유예한다. 지난해 복지할인 대상자의 평균 전력사용량인 313kWh(킬로와트시)까지는 요금 인상 전 단가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사용량에만 요금 인상 후 단가를 적용할 방침이다. 가스요금에 대해서는 올해 인상 수준과 지난 동절기(2022년 12월~2023년 3월) 요금 할인된 실제 사용액을 고려해 적정 지원 수준을 검토할 계획이다.

소상공인은 올 6~9월 한시적으로 전기·가스요금을 분할 납부할 수 있다. 전기요금은 월 요금 50% 이상 납부한 뒤 잔액은 4~6개월에 나눠낼 수 있고, 가스요금은 올 10월부터 소매 도시가스사와 협의한 뒤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될 예정이다.

아울러 서민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덜기 위해 7~8월 누진구간이 확대된다. 기존 1단계 200kWh에서 300kWh, 2단계 400kWh에서 450kWh 등으로 누진구간이 확대될 계획이다.

농어민은 농사용 전기요금 인상분을 3년간 1/3씩 분할해 적용받고, 사회복지시설은 지방자치단체 추경예산 편성 시 경로당 냉방비 지원, 국비지원시설의 냉방비 추가 지원 등이 검토될 예정이다.

학교 또한 운영비 추가 확보를 위한 교육부 추경예산 편성을 추진한다. 14개 시·도 교육청이 추경예산 2천455억원 편성을 추진 중이다.

사회복지시설 등에 에너지 비용 절감을 위해 고효율 에어컨 1500대, 보일러 3천 대를 추가 지원하고,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고효율 가전 구매비 환급 비율을 20%까지 상향해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고효율 LED 조명 교체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편의점 등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스마트기기를 설치해 조명·냉장 전력 사용량이 자동조절되도록 하고 전력 피크 시 절감분이 보상되는 오토디아르(Auto DR) 확대로 절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원예시설 및 축산농가 등에는 다겹보온커튼, 단열재, 쿨링패드 등 냉·난방 효율 개선 자재를 지원하고, 양식장 등에도 에너지 절감설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전국 1천개 노후 아파트 단지 및 고시원 50개소를 대상으로 무상으로 에너지 진단도 시행한다.

더불어 정부는 전국민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에너지 절약 캠페인도 전개하기로 했다. 5월부터 원격검침시스템이 설치된 아파트 단지를 대상으로 실시간 전기사용량 및 누진구간 초과 사전 알림 서비스를 우선 제공하기로 했고, 6월부터는 전기 가스 예상 요금 사전 안내 서비스를 제공키로 했다.

전기 절감률에 따라 7월부터 인센티브를 kWh당 최대 100원까지 확대하고, 가정용 가스 절감률을 3∼5% 이상 달성하면 캐시백을 지급한다. ‘에어컨 온도 1도 높이고, 안 쓰는 전등 끄고, 안 쓰는 플러그 뽑자’ 등의 내용을 담은 ‘하루 1kWh 줄이기’ 운동도 추진된다.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