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전문가 변창호 "김남국 의혹, 저점매수 세력 분석이 먼저"
"지금부터 중요한 건 두 가지예요. 김남국 의원이 언제, 어떻게, 왜 위믹스를 샀는지. 그리고 정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정황이 있는지."
코인사관학교 운영자 변창호씨는 지난 18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지갑 '클립(Klip)'을 최초로 발견했다. 현재 유튜브, 텔레그램, 커뮤니티 등을 운영하며 가상자산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변씨는 앞서 검찰이 일부 거래소를 압수수색한 것과 관련,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들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그동안 업비트, 빗썸과 같은 중앙화된 거래소는 내부 거래 내역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초기 투자금 출처 등을 확인할 코인 거래 내역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과거에는 현금을 통해 상납이 이뤄졌다면 이제는 코인을 통해 무형의 정보가 오갈 수 있는 시대"라며 "어쩌면 큰 스캔들로도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다. 코인 관련 이슈가 복잡한만큼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변씨는 '클레이튼스코프' 사이트를 통해 김 의원의 가상자산 거래내역을 발견했다. 클레이튼스코프는 일종의 블록체인 탐색기로, 개인이 가상자산 지갑 '클립'(Klip)을 통해 이용한 거래 내역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클립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가상자산 지갑서비스로, 일종의 은행 계좌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도 각각 거래 내역을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다"며 "(김 의원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위메이드 '위믹스'와 넷마블 '마브렉스' 등은 모두 클레이튼 기반의 코인이라서 이 사이트를 통해 봤다"고 말했다.
'클레이튼스코프' 사이트에 접속해도 사실상 김 의원의 가장자산 지갑 주소를 특정하는 건 쉽지 않다. 주소마다 영어와 숫자가 무작위로 복잡하게, 길게 나열되어 있기 때문이다. 변씨는 김 의원이 전날 발표한 클립 생성일, 가상자산 잔액, 가상자산 수 등을 비교해서 지갑을 추려냈다.
그는 "보통 클립을 처음 만들면 기본 아이템처럼 '웰컴 NFT(대체불가능한토큰)을 발행해준다"며 "김 의원이 말한 시점에 웰컴 NFT를 받은 지갑들이 무엇이 있는지 추려냈더니 1300개 정도 나왔다. 거기에 가상자산 금액, 가상자산 수 등을 비교해서 특정했더니 김 의원의 클립으로 추정되는 1개가 나왔다"고 말했다.
해당 클립을 살펴보니 거래 방식에 있어 의아한 부분들이 있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코인을 80만개(약 6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었다. 변씨는 "김 의원이 재산 신고를 10억원 가량 했는데 그런 사람이 한 종목에 몇 십억원씩 집중 투자해 갖고 있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위믹스를 대량 매수한 것과 관련해서도 "위믹스는 그만큼 한 번에 살 수 있는 양도 아니다"라며 "확실한 내부 정보가 있지 않은 이상 그렇게 과감한 투자를 하긴 어렵다. 애초에 왜 위믹스를 그렇게 많이 샀는지도 의문스러운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변씨가 알아낼 수 있는 건 여기까지다. 클레이튼스코프를 통해서는 탈중앙화된 거래소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거래됐는지만 알 수 있다. 빗썸, 업비트 등 중앙화된 거래소 내부에선 김 의원이 언제, 어떻게, 왜 위믹스를 대량 매수했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내부 정보인만큼 거래소에서 공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변씨는 "김 의원이 빗썸, 업비트 가상계좌 주소로 입출금한 것은 확인할 수 있는데 그 안에서 어떤 식의 거래가 오갔는지 알 수는 없다"며 "그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검찰이 거래소를 압수수색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씨는 김 의원이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파악하려면 저점 매수 시점을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동안 김 의원은 고점에서 코인을 팔지 않았기 때문에 미공개 내부 정보를 이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차익을 얻으려고 했다면 고점에 코인을 팔았어야 했지만 한참 폭락하고 있던 시점에 매도를 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변씨는 김 의원의 주장이 사전에 정보를 받지 않았다는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봤다. 그는 "시세조종 세력이 처음에 제시한 목표가격에 도달하기 전에 배신하는 사람이 나오면 가격이 무너지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중요한 건 매수 타이밍"이라며 "저점에 진입했던 세력들끼리 어떤 무리가 있진 않은지, 주요 인사들이 연루되지 않았는지 등을 살펴야 한다"며 "이를 바탕으로 포렌식 작업 등을 하면 거대 카르텔도 존재하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게임 업체로부터 코인을 직접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변씨는 "코인보다는 무형의 내부 정보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몇 억을 주는 직접 주는 것보다 몇 억을 벌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게 흔적이 안남는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종합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의원은 지난해 1~2월 위믹스 80여만 개(당시 시세 60억원)를 보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는 지난해 2월 말~3월 초 전량 인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김 의원은 2월 비주류 코인인 '비트토렌토'에 투자해 약 1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같은 비주류 코인이 상장하기 직전 거액을 투자하고, 매도해 수억원의 차익을 챙긴 의혹도 받고 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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