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현 "이재명, 'P2E 허용' 공약에 넣을 뻔···내가 브레이크"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겸 한국게임학회장이 2022년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P2E(Play to Earn) 산업에 대해 한 때 규제 완화 필요성을 주장했었지만 이를 대선 공약집에는 넣지 않았던 것을 두고 "내가 절벽 앞에서 브레이크를 밟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게임학회 주최·주관으로 마련된 '위믹스발 코인게이트, 원인과 대안을 모색한다'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 학회장은 "이 대표가 정말 간발의 차로 (이번 논란에서) 비껴난 것"이라며 "(이 대표 측에) 양쪽을 다 봐야 한다고 했다. 계속 P2E 허용으로 갔으면 위험한 것도 있었다. P2E의 어두운 측면도 봐야 한다, 양쪽을 다 봐야 한다고 (제가) 말했다"고 설명했다.
위 학회장은 이재명 대선 후보 캠프에서 지난해 1월 출범한 게임·메타버스 특보단의 특보단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이 대표는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P2E 게임을 부정하는 것은 '쇄국과 다름없다'고 하는 등 P2E 규제완화 필요성을 언급했었다. 해외에서 P2E 게임이 부분·완전 허용되는 것과 달리 한국은 사행성을 이유로 P2E 게임 국내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위 학회장은 "P2E 게임에서 돈을 버는 주체는 유저들이 아닌 게임사"라며 "어두운 면도 봐야 한다"고 줄곧 주장했으며 이 같은 우려를 이 대표 측 관계자들에도 전달했었다는 주장이다.
위 학회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 300)에 "제가 만약 우려를 전달하지 않았다면 이 대표 측이 대선 공약집에 P2E 합법화를 넣었을 수 있었단 측면에서 '절벽앞에서 브레이크를 밟았다'고 설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코인과 P2E, 확률형 아이템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있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2E 업체의 아킬레스건은 게임법 32조인 '환전금지 조항'"이라며 "이에 따라 (지난 10일) 국회 입법 로비와 위믹스 이익 공동체의 가능성을 제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게임학회는 지난 10일 "위믹스 사태와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한다"며 "P2E(Play to Earn) 업체와 협·단체가 국회를 상대로 로비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고 성명서를 내 관심을 집중시켰다.
학회는 "국회 관련자가 위믹스를 보유했다면 '위믹스 이익공동체'에 가담한 셈이 된다"며 "P2E 게임 허용 요구가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를 중심으로 계속 분출한 것은 이런 이익공동체가 형성된 결과가 아닌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김남국 의원(무소속)이 지난해 초 60억원 넘는 규모의 가상자산을 보유중이란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입법 활동을 하는 김 의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했거나 관련 업계에서 로비를 받은 것이냐는 의혹도 일었던 시기다. 김 의원은 이런 의혹들에 대해 "일체의 미공개 정보나 로비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위메이드도 반박에 나섰다. 위메이드는 지난 11일 "로비는 사실 무근이며 게임학회가 주장한 위믹스 이익공동체는 실체가 없다"며 게임학회 주장을 정면 반박, 지난 17일에는 학회와 위 학회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형사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날 위 학회장은 의원 및 보좌진에 대한 가상자산 보유여부 전수조사 필요성을 재차 주장했다.
위 학회장은 "여야 의원과 보좌진에 대한 코인 보유여부를 전수조사해야 한다. 보좌진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하는 이유는 의원들의 입법활동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며 "거래소만 털면(조사해서는) 안된다. 상장 이전에 코인들이 어떻게 설계됐는지를 알려면 (코인 발행사인) 위메이드에 대한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P2E 금지를 지속해야 한다"며 "가상화폐가 제도권에 편입돼야 한다. 더 이상 이렇게 악용되는 상태를 방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위메이드가 게임만으로 전력투구했다면 대단한 회사가 됐을텐데 왜 자꾸 코인, 카지노쪽으로 가는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위 학회장 외에도 예자선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 이병욱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이수화 한국외대 겸임교수가 참석했다. 변창호 코인사관학교 대표는 원격으로 참석했다.
변 대표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거래내역을 분석해 위믹스 보유 개수를 당초 알려진 약 80만개가 아닌 130만개에 달한다고 추정, 의혹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변 대표는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포함시켜 규제할 건 규제하고 육성할 건 키워줘야 건강한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욱 교수는 "코인 발행 자체가 금융의 형태인데 규제 공백이 길어지면서 사회적 신용에 대해서는 전혀 필터링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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