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광명, 수도권 분양 최대어 … 5년후 2만5천가구 '미니신도시' 탈바꿈
최근 분양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광명자이더샵포레나(광명1구역)'였다. 전용 84㎡가 10억원을 넘을 정도로 기존 분양 아파트 가격보다 높은 데다 소형 평형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었지만 광명 외 지역에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7개 유형에 대해 청약을 받았는데 1개 면적대를 제외하고 모두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올해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분양 중 최대어는 광명뉴타운이다. 1구역이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는데 4구역 광명센트럴아이파크(1957가구)와 2구역 베르몬트로 광명(3344가구), 5구역 광명자이힐스뷰(2878가구)가 각각 6월과 7월, 12월 분양을 계획 중이다. 일반분양 물량은 각각 425가구, 726가구, 639가구로 총 1790가구가 풀린다.
하지만 광명뉴타운의 변화는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경기권 뉴타운 중 최대 규모인 이곳은 △빠른 사업 속도 △미니 신도시급 규모 등이 장점이다.
실제로 광명사거리역 남측 단지는 입주가 이미 시작됐고, 올해 북측 단지가 분양을 시작했다. 광명뉴타운에서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렸던 11구역과 12구역도 이주 작업에 돌입하면서 정비사업이 막바지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광명16구역 근처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금은 아파트가 몇 개 들어서 있지 않지만 주변이 새 아파트촌으로 완전히 탈바꿈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3년, 늦어도 5~6년 후면 일대가 천지개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맞붙은 입지
2007년 시작된 광명뉴타운 재개발은 지하철 7호선 철산역·광명사거리역 일대 230만㎡ 빌라촌이 대상지다. 원래는 4만5000가구 규모로 23개 구역이 재정비 촉진지구로 지정됐지만, 금융위기 이후 분양 경기가 위축됐던 2014년에 절반인 12개 구역이 해제됐고 11개 구역만 남았다. 하지만 여전히 경기권 뉴타운 중 최대 규모(114만6000㎡)이고,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2만5000가구 새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광명뉴타운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과 맞붙은 입지다. 경기도지만 지역 전화번호 '02'를 쓰는 만큼 서울과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북측 구역 기준으로 서울 양천구 목동까지 직선거리가 1㎞에 불과하고, 안양천을 넘어가면 영등포·구로·금천구와 곧바로 이어진다.
1960년 이후 서울 서남권은 공장 단지가 들어선 데 비해 광명시는 대규모 주택가로 개발돼 주거 여건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2013년 지하철 7호선이 광명 중심부에 뚫리면서 강남까지 30분 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고, 목동 학원가도 차로 15분 거리라 '맹모(孟母)'들의 수요가 꾸준하다.
광명사거리역 북측 '9부 능선' 넘어
올해 광명뉴타운에서 나오는 분양물량은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을 기준으로 북쪽에 위치한 곳들이다.
베르몬트로 광명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이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하는 단지다. 광명뉴타운 북측 단지 중에선 광명자이더샵포레나에 이어 두 번째로 단지 규모가 크다는 게 특징이다.
광명센트럴아이파크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단독 시공한다. 올해 분양 단지 중에선 광명사거리역과 가장 가깝고 평지라는 사실이 장점이다. 광명자이힐스뷰는 광명동초등학교를 단지 안에 품고 있는 '초품아' 아파트다. GS건설,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가 컨소시엄을 이뤄 시공한다.
4월 분양을 마친 광명자이더샵포레나는 사업지에 경사가 있고 지하철역에서 가장 먼 부분이 단점이다. 하지만 대규모(3585가구) 아파트 단지라는 사실이 장점이다.
올해 광명뉴타운에서 분양될 단지들 가격은 광명자이더샵포레나(3.3㎡ 당 2700만원)와 비슷하게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비업계는 3.3㎡당 2800만~2900만원 수준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전용 84㎡ 기준 10억원 내외다.
입지 가장 좋은 11·12구역
광명사거리역 남측 지역에는 9·10·11·12·14·15·16구역이 있다. 이들 7개 구역 재개발이 마무리되면 1만3586가구 새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14·15·16구역은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다. 16구역은 '광명 아크포레자이위브'라는 이름으로 완공된 후 2021년 4월 가장 먼저 입주했다. 15구역(광명푸르지오센트베르)은 2022년 10월 입주를 마쳤고, 14구역(광명푸르지오포레나)은 2023년 9월 입주를 계획하고 있다.
광명뉴타운에서 입지가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곳은 11구역과 12구역이다. 공교롭게도 이 2개 구역이 사업 속도가 가장 느렸는데 최근 이주 작업이 진행되면서 사업 진행이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11구역은 새로 짓는 아파트 동 기준으로 광명사거리역에서 걸어서 3분 거리다. 바로 맞은편에 이마트 등 각종 생활편의시설을 이용하기도 쉽다. 단지 규모가 4000가구가 넘고, 대부분 평지라는 사실도 장점으로 꼽힌다. 12구역은 광명시에서 마트, 행정기관 등 기반시설이 가장 잘 조성된 철산역과 가깝다. 철산역 주변으로 재건축이 진행된 새 아파트와 생활권을 공유할 전망이다. 경사가 심한 부분은 단점이다.
신안산선 등 교통호재…물량은 부담
광명뉴타운의 또 다른 장점은 주변 지역 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다. 재개발과 재건축이 맞물려 진행 중이기 때문에 파급 효과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철산주공 8·9단지(철산자이더헤리티지·3804가구)는 지난해 분양을 마치고 2025년 5월 입주한다.
통합 재건축을 진행하고 있는 10·11단지(1490가구)는 올해 분양을 계획하고 있다. 4개 단지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5294가구의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게 된다. 이들은 특히 광명뉴타운 북측 구역(1·2·4·5구역)과 인접해 있어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뉴타운 북측 구역과 철산주공 8~11단지는 광명동초등학교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다"며 "사실상 같은 생활권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광명뉴타운은 교통 등 정주여건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우선 광명은 신안산선과 월판선(월곶~광명~판교 복선전철) 건설의 대표적인 수혜 지역이다. 두 노선이 지나는 광명역은 광명뉴타운에서 차량으로 10분가량 걸린다. 경기 안산·시흥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44.7㎞ 길이 신안산선은 2025년 초 개통될 예정이다. 광명역에서 여의도까지 10분대에 접근이 가능해 서울 도심 접근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기 서남부 주민의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월판선은 경기도 시흥시의 수인분당선 월곶역에서 광명, 안양, 과천을 거쳐 성남시 분당구의 경강선 판교역까지 잇는 수도권 전철 노선이다. 2025년 말 개통이 목표지만 공사 진행 상황상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시흥시청∼광명 구간은 신안산선과 노선을 공유한다.
이처럼 광명뉴타운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주요 인프라스트럭처인 지하철 7호선 광명사거리역 주변 지역이 대부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점이 아쉽다.
새 아파트가 들어서도 대부분 역과 걸어서 10~20분 거리, 적어도 역 주변부에서 버스를 타고 1~2정거장 지난 다음 또 걸어서 5분 정도는 개발이 해제된 구도심을 지나야 한다. 또 이용 가능한 지하철이 철산역과 광명사거리역뿐이라는 사실도 부담이다.
3기 신도시 공급이 시작되면 물량 부담이 상당하다는 사실은 가장 큰 문제다. 광명신도시(7만가구)는 3기 신도시 중 물량이 가장 많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 소장은 "수도권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이기는 하지만 입주 시점이 몰린다는 부분 등은 투자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동우 부동산·도시계획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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