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1L의 10배도 마시겠다” 재확인한 英석학
웨이드 엘리슨 옥스퍼드대 명예 교수
“후쿠시마 오염수 방사능, CT촬영보다 낮아”
19일 성일종 국민의힘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은 웨이드 엘리슨 교수 초청 간담회에서 “정치가 과학을 오염시키면 피해는 국민 어민들이 받게 된다. 정치가 과학을 이길 수 없다”며 “괴담에는 과학이 특효약이다. 정치와는 무관한 세계적 과학자의 말씀으로 국민의 판단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파견을 앞두고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엘리슨 교수는 당초 예정된 강연시간이었던 50분보다 짧게 강연을 마쳤다. 엘리슨 교수는 기자와의 질의응답 시간에도 내내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국내에서 논란이 됐던 ‘오염수 1L 마시기’ 발언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정화기기를 통해 처리된 오염수를) 1L의 10배 정도도 마실 수 있다”며 “삼중수소의 경우 생물학적인 반감기가 12~14일 정도 되기 때문에 이후에는 절반 가량이 체외로 배출된다”고 말했다. 삼중수소는 방사성 물질로 후쿠시마 오염수에 포함됐다고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던 물질이다.
삼중수소가 체외로 전부 배출되지 않고 일부 남아 체내 세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정면 반박했다. 엘리슨 교수는 “과학적인 발언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해당 주장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일으킬 수 있는 부작용도 전무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오염수로 발생할 수 있는, 발생 가능한 부작용은 생각할 수 있는 게 없다”며 “CT 스캔을 받을 때도 방사선량이 생기는데 이는 신체에 영향이 있지도 않고 (사람들이) 문제를 삼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오염수가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된 이후 나타내는 구체적인 방사선량 수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엘리슨 교수는 “신체에서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은 1년에 2.3mGy(밀리그레이)로 알려져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를 마셔서 받을 수 있는 방사선량 수치는 CT나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받는 방사선량보다 훨씬 더 작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엘리슨 교수는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을 때 과한 반응을 보였다며 오염수 방류 속도를 높여도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리된 오염수가) 다른 물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굳이 일본에 둘 필요 없이 오히려 더 빨리 방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오염수를 계속 저장하고 있을 필요도 없다”고 전했다. 이어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을 당시 방사선으로 아무도 사망하지 않을 것이란 글을 썼지만 누구도 믿지 않았다”며 “하지만 실제로 그 말은 현실이 됐고, 이제는 성숙한 생각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어민들이 참석해 조속히 오염수 방류 이슈가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동민 안면도수협 상무는 “자꾸 이런 이야기가 나오면 수산물 소비가 부진해지고 어민 소득이 감소한다”며 “그렇게 되면 어민들이 수산업을 포기하고 전업하게 되고, 이는 국가적 손실”이라고 밝혔다.
한편 여당은 이날 간담회 중 후쿠시마 수산물의 안전성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성일종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앞으로도 후쿠시마를 비롯해 8개 권역의 수산물을 수입하지 않겠다고 이미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엘리슨 교수는 후쿠시마 수산물의 안전성을 묻는 질문에도 “후쿠시마 수산물은 세계 어떤 수산물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며 “방사선 수치는 너무 작아서 아무 의미가 없는데도 측정하고 있는 게 오히려 문제”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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