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홀 강행군’ 최경주 ‘25번째 홀 만에 나온 버디’ … 그래도 거뜬히 컷 통과
파5의 9번 홀. 2라운드 10번 홀로 출발한 최경주(53)는 자신의 마지막 홀에서 세 번째 샷을 하자마자 곧바로 버디가 찾아 왔음을 직감했다고 했다.
공은 핀 2m 옆에 붙었다. 게다가 가장 자신 있어 하는 약간 훅 라인 오르막 퍼팅. 최경주 스스로 자신했던 것처럼 공은 훅 라인을 그리며 홀로 빨려 들어갔다. 하루 종일 그렇게 기다리던 버디였다. 이 버디가 최경주에게 남달랐던 이유는 이날 25홀 만에 나온 유일한 버디였기 때문이다.
19일 제주 서귀포시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 이틀째 경기. 전날 악천후로 11개 홀 밖에 치르지 못한 최경주는 1라운드 잔여 경기 7개 홀과 2라운드 18홀을 합해 25홀 강행군을 해야 했다.
첫날 11개 홀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쳤던 최경주는 잔여 경기 7개 홀에서 파 6개에 더블보기 1개로 2타를 잃었다. 12번부터 3개 홀 파를 세이브 했지만 15번 홀(파4)에서 더블보기가 나왔다. 이후 지독히 지루한 파 행진이 시작됐다. 아이언 샷이 생각한 대로 되지 않아 버디 기회 보다는 보기 위기가 많이 왔다. 하지만 노력한 경기 운영과 숏 게임 능력으로 파를 지켜 나갔다.
경기 후 최경주는 당시 상황에 대해 “참자.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제대로 버디 기회가 찾아 온 것은 1라운드 16번 홀부터 무려 20개 홀 연속 파 세이브 이후인 2라운드 9번 홀에서였다. 어느 때보다 신중히 홀을 겨냥한 최경주는 이 퍼팅을 홀에 넣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2라운드 합계 1언더파 141타를 기록한 ‘53세 최경주’는 젊은 후배들과의 경쟁에서 거뜬히 컷을 통과했다. 이날 오후 늦게 출발한 일부 선수들이 경기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최경주는 예상 컷 기준 타수를 여유 있게 넘었다.
“매 홀 매 홀 최선을 다했다”는 최경주는 “아이언 샷이 생각했던 만큼 안됐지만 (2라운드 18홀) 올 파에 버디 1개가 저를 기쁘게 한 것 같다”고 했다.
“오늘 힘들었는데, 이따 삼겹살을 좋아 하니 분명 삼겹살 먹으러 가게 될 거다”며 “주말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해서 많은 버디를 잡도록 노력 하겠다”며 인터뷰 장을 떠났다.
9언더파를 기록한 캐나다 교포 이태훈과 8언더파의 이재경은 선두권에 올라 백석현과 우승 경쟁을 하게 됐다.
오태식기자(ots@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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