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와 예술 ‘창작’ 사이···AI의 두 얼굴[책과 책 사이]

이영경 기자 2023. 5. 1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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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흰색 롱패딩을 입고 바티칸시국의 성 베드로 광장을 산책하는 모습을 담은 AI 이미지.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캡처

허리춤이 들어간 새하얀 롱패딩을 입고 산책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 지난 3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달라진 교황의 ‘패션센스’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한 누리꾼이 교황의 오른손이 뭉개진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인 ‘미드저니’가 만든 가짜로 판명됐다. 화제가 됐던 사진이 하나 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돼 연행되고 있는 이미지였다. 이 역시 조작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생성형 AI는 누구나 복잡한 명령어 없이도 대화하듯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글과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줬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를 펴냈던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 AI가 가진 가능성을 시험하는 책을 펴냈다. <생성 예술의 시대>(동아시아)는 영화감독 김태용, 그래픽디자이너 김도형, 현대예술가 이완, 무용가 김혜연 등 예술가 네 명이 AI와 협업해 그림을 ‘생성’하는 실험을 한 결과물이다. 오픈AI의 프로그램인 달리(DALL·E2)를 이용했다. 김태용 감독은 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란 시 구절에 맞는 이미지를 주문한다. 사막을 배경으로 돌 속에 묻힌 여성의 이미지가 수없이 생성된다. 무용가 김혜연은 ‘육체’를 가지지 않는 AI 달리의 특성에 주목해 ‘몸’을 테마로 다양한 작업을 전개한다.

이소은·최순욱의 <딥페이크의 얼굴>(스리체어스)은 이미지 생성 AI로 인해 실제로 닥쳐온 허위정보의 범람, 포르토그래피 악용 등 딥페이크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든 기술은 양면적이다. AI가 예술과 창작까지 넘나드는 시대, ‘폭력과 창작’ 사이에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를 묻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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