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와 예술 ‘창작’ 사이···AI의 두 얼굴[책과 책 사이]
허리춤이 들어간 새하얀 롱패딩을 입고 산책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습이 지난 3월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사람들은 달라진 교황의 ‘패션센스’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한 누리꾼이 교황의 오른손이 뭉개진 모습을 포착했다. 사진은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인 ‘미드저니’가 만든 가짜로 판명됐다. 화제가 됐던 사진이 하나 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경찰에게 체포돼 연행되고 있는 이미지였다. 이 역시 조작된 사진으로 드러났다.
생성형 AI는 누구나 복잡한 명령어 없이도 대화하듯 말을 거는 것만으로도 글과 그림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해줬다.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를 펴냈던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가 이번에는 이미지 생성 AI가 가진 가능성을 시험하는 책을 펴냈다. <생성 예술의 시대>(동아시아)는 영화감독 김태용, 그래픽디자이너 김도형, 현대예술가 이완, 무용가 김혜연 등 예술가 네 명이 AI와 협업해 그림을 ‘생성’하는 실험을 한 결과물이다. 오픈AI의 프로그램인 달리(DALL·E2)를 이용했다. 김태용 감독은 이성복 시인의 ‘남해 금산’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기 위해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란 시 구절에 맞는 이미지를 주문한다. 사막을 배경으로 돌 속에 묻힌 여성의 이미지가 수없이 생성된다. 무용가 김혜연은 ‘육체’를 가지지 않는 AI 달리의 특성에 주목해 ‘몸’을 테마로 다양한 작업을 전개한다.
이소은·최순욱의 <딥페이크의 얼굴>(스리체어스)은 이미지 생성 AI로 인해 실제로 닥쳐온 허위정보의 범람, 포르토그래피 악용 등 딥페이크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지만 모든 기술은 양면적이다. AI가 예술과 창작까지 넘나드는 시대, ‘폭력과 창작’ 사이에서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할지를 묻는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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