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사내이사 때 ‘김남국 투자’ 몰라”… 위메이드 ‘모르쇠’ 일관

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2023. 5. 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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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 장현국 대표 빗썸 사내이사 재직 당시 위믹스에 투자
에어드롭 통한 입법 로비 등 각종 합리적 추측 모두 일축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위메이드 본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 현장 방문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남국 의원(무소속)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서 위믹스(WEMIX)에 투자하던 당시 빗썸의 최대주주인 비덴트의 주주였던 위메이드 측은 김 의원의 투자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19일 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은 경기도 성남시 판교에 위치한 위메이드 본사를 방문해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에게 김 의원의 위믹스 투자 시기와 방법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질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현재 일각에서는 위메이드와 김남국 의원 간의 정보 교류 또는 코인 무상 지급 등이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김 의원이 빗썸에서 위믹스에 투자한 시기는 위메이드가 비덴트의 주주이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빗썸 사내이사로 재직하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게임사인 위메이드는 2021년 당시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인 비덴트에 두 차례에 걸쳐 800억원을 투자했다. 비덴트가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호연아트펀드1호 조합 지분 전량을 사들이기도 했다. 같은해 10월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빗썸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역시 같은해 김 의원은 빗썸에서 위메이드가 발행하는 가상자산인 위믹스에 투자를 했다. 김 의원은 2021년 초 업비트에서 비트토렌트(BTT) 등으로 가상자산 투자를 시작했는데, 당시 위믹스는 업비트에 상장돼 있지 않아 이후 주 거래소를 빗썸으로 바꿔 투자를 했다. 김 의원은 빗썸에서 위믹스 보유량을 꾸준히 늘렸고, 한때 보유 자산 가치가 100억원에 이르기도 했다.

사실상 빗썸의 VIP 고객인데도 장 대표는 이사회에서도 김남국 의원에 관한 내용을 보고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사실상 빗썸 의사결정 라인에 들어갔으므로 보고받을 가능성이 있는데, 김남국 의원을 몰랐냐"라는 질문에 장 대표는 "전혀 몰랐다. 이사회(에서 나온 발언도) 녹취가 다 돼있다"고 거듭 부인했다.

빗썸이 김 의원의 의심스러운 거래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하지 않은 것을 놓고 최형두 국민의 힘 의원이 "빗썸이 신고하지 않은 것은 혹시 장 대표와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아니냐"고 묻자, 장 대표는 "전혀 그런게 아니고, (신고를 하지 않은 이유는) 알 수 없는 일이다"고 연관성을 일축했다.

장 대표의 말처럼 빗썸 개인거래 내역을 통해 김 의원의 존재를 몰랐더라도 현재 대표로 있는 위메이드 내부 정보를 통해서는 알고 있었을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의원은 당시 빗썸에서 또다른 거래소인 업비트로 한 번에 47억원 어치의 위믹스를 이체할 정도로 눈에 띄는 '큰 손'이었기 때문이다. 위믹스 운영사로서 김 의원의 존재를 인지했을 것이란 합리적 추측이 나오는 이유다.  

장 대표는 이같은 의혹도 일축했다. 위믹스 대량 보유자 명단을 관리하고 있냐는 질문에 장 대표는 "정상적으로 거래됐다면(정상적으로 위믹스를 사들였다면) 거래소에서 매매되는 것이기 때문에 거래소 내 매매 정보는 저희가 알지 못한다. 따라서 대량 보유자 명단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는 김 의원의 투자금 출처가 위믹스를 발행하는 위메이드일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위메이드의 사업 중 하나인 돈버는게임(P2E)의 국내 허용을 위해 김 의원에 입법 로비 목적으로 에어드롭, 프라이빗 세일 등의 방법을 통해 위믹스가 제공됐을 의혹과 관련된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장 대표는 무상 지급 사실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단이 보유한 물량은 저희가 파악하고 있고, 특정 개인은 물론 위믹스 팀 멤버들에게도 위믹스를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위믹스가 2010년 10월 빗썸에 상장되기 전, 비공식적으로 코인 판매를 하는 '프라이빗 세일'과 관련해서도 장 대표는 "프라이빗 세일은 4곳에게만 이뤄졌으며, 개인 투자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사 등 법인에게만 판매를 했다는 것이다.

"프라이빗세일로 구매해 간 업체를 통해 김남국 의원에게 위믹스가 제공됐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단 김정철 변호사가 묻자, 장 대표는 "프라이빗 세일을 받은 4곳이 어디에 물량을 팔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마케팅 목적으로 발행사가 코인을 무상 지급하는 '에어드롭'에 대해선 "마케팅 활동으로 쓴 에어드롭은 내역을 다 공개하고 있다. 에어드롭은 더 많은 유저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이기 때문에 큰 규모의 코인을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은 "위메이드가 김남국 의원인지 알지 못하는 상태로 에어드랍할 수 있느냐"고 묻자, 장 대표는 "그럴 수 있다"고 했다. 또 "위메이드가 직접 주지 않고 거래소를 통해 진행한 이벤트에서 김남국 의원이 에어드롭을 받았을 가능성도 있냐"는 질문에는 "거래소 일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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